인생은 크고 작은 선택의 연속이다

정지현 2021. 5. 1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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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여러분의 선택의 순간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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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기자]

▲ Woman Fitness Sport 
ⓒ pixabay
살면서 우린 선택의 시점을 여러 번 경험하게 된다. 아주 사소한 결정부터, 인생에서 다시 없는 중요한 결정까지. 다양한 선택의 순간에 당신은 무언가의 결정을 위해 어떤 기준을 갖고 선택을 하는가.

실리적으로 득과 실을 면밀히 따져서 결정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부러워하는 사람 혹은 비교하는 사람보다는 좀 더 나은 선택지로 결정해 우월함을 느끼고 싶은 마음으로 결정하는 사람도 있고, 누군가에게 그런 선택을 맡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당장 오늘 하루만 봐도 점심을 뭘 먹을까, 영화를 뭘 볼까, 여행은 어디로 갈까 등 많은 선택의 기로에 우리들은 노출되어 있다. 이런 많은 선택들 중에서 가볍게 선택해도 되는 일부터, 심사숙고해서 어렵게 결정해야 하는 선택도 있을 것이다.

나에게도 여러 번 중요한 선택의 순간들이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후회가 되는 선택도 있고, 다시 선택의 순간이 되어도 똑같은 결정을 했을 선택의 순간도 있다.

난 현재까지 IT 관련 직군에 근무하고 있다. 많은 IT 관련 직업들 중 네트워크 보안 관련 기술직이다. 아마 대학교 학부생일 때 전공을 컴퓨터 공학으로 선택하였으면 하고 있는 일이 개발직군으로 바뀌었을까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대학 때 적성에 맞지 않는 컴퓨터 언어로 학부 1학년, 2학년 때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고 해도 컴퓨터 공학은 내 선택지가 아니지 싶다.

난 21년 차 직장인이다. 지금 다니는 회사는 다섯 번째 회사다. 생각해보면 지금 다니는 회사에 재직하는 것도 여러 번의 이직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첫 직장에서 두 번째 직장으로의 이직은 갑작스럽지는 않았다. 다만, 능동적으로 내가 이직을 차근차근 준비했던 것이 아니었다. 두 번째 직장 인사팀의 생각지도 못한 스카우트 제의로 조금은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인터뷰를 봤다. 갑작스럽게 제시했던 연봉 제시액에 혹해, 이직을 너무 쉽게 결정한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다.

말 그대로 멋모르고 움직인 전형적인 이직이었고, 이렇게 옮겨간 곳이라 적응도 못하고 두 달 만에 박차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정작 이직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나의 선택이었고, 그 순간 나의 가장 중요한 이직 선택의 기준은 제시했던 연봉이었다. 다행히 두 달밖에 다니지 않았던 곳에서 좋은 동료도 만났고, 연봉 테이블도 적잖이 레벨업을 했다.

이렇게 두 번째 직장에서 도망가듯이 간 곳이 세 번째 직장이었다. 이 곳으로 옮긴 것만 놓고 보면 내게는 좋은 선택지가 아니었다. 결과론적으로 생각해보면 네 번째 직장으로 옮기게 해줬던 가장 좋은 선택지는 맞지만 만일 과거의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두 번째 직장을 조금 더 다니면서 나은 이직 기회를 고려했을 듯 싶다.

물론 그 순간 이직을 하지 않고 세 번째 직장을 계속 다녔으면 내게는 또 다른 좋은 기회가 생겼을지도 모른다. 네 번째 직장으로 이직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과거 선배로부터 그 당시 잘 나가던 회사로의 입사 제안을 받았었고, 이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기회를 다른 동료에게 양보했었다.

이후 그 회사로 입사한 동료는 지금은 잘 나가는 외국계 회사의 기술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잠깐이지만 그 선택에 대한 조금의 후회를 갖게 하는 이유다. 물론 내가 그 동료 대신 입사했다고 해서 꼭 그 동료처럼 지금 외국계 회사를 다니거나, 조금 더 나은 회사를 다닌다는 보장은 없지만 결과만 놓고 봤을 때 내 선택을 조금은 후회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내가 지금 직장으로 이직을 했을 때를 생각해보면 그 또한 크나큰 선택의 순간이었다. 결과적으로 따져보면 10년을 지금 직장에 근무하고 있지만 처음 4~5년은 정말 후회가 없었다. 하지만 어느덧 10년이 지났고,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도 여러 번의 선택이 날 기다렸다. 

여러 해 전만 해도 퇴사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고려한 적이 있었고, 그 당시 면접 제안이 있어서 인터뷰를 보고서는 입사 제안을 받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새로운 변화와 도전이라는 큰 벽 앞에서 난 그저 안정이라는 현실에 안주했고, 결국 10년이 되도록 여러 고비 속에서도 지금의 직장에서 큰 변화는 없었다.

나이가 들수록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 있는 삶보다는 안정적인 업무 환경과 익숙한 근무지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나도 긴 시간을 그런 삶을 원했던 것 같고, 새롭게 변화하는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잠재적 의식 속에 남아 있었던 것 같다. 가슴속에는 사직서를 품고 있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면서 이렇게 긴 시간을 버틴 미련함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의 설명이고, 방증임을 이제야 깨닫는다.

여러 이유야 있겠지만 더 늦기 전에 마지막으로 용기를 내보려고 한다. 긴 시간을 꼭꼭 숨겨뒀던 내 작은 용기와 속 좁은 의지를 이제는 꺼내 놓으려 한다. 내겐 또 어떤 선택과 결정의 순간이 남아있을지 모르지만 선택을 할 수 있는 순간을 즐기고, 앞으로도 이런 결정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내 작은 용기와 의지에 박수를 칠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시간이 지나 그 선택과 결정을 후회할 수도 있겠지만 선택하지 않는 삶보다는 선택할 수 있는 삶을 앞으로도 감사하며 살 것이다. 우리는 오늘도 사소한 선택으로 고민하고, 또 지난 결정을 후회하며 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은 피할 수 없는 삶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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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개인 브런치에도 함께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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