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측근 성폭력 비밀리 해결하다 아내와 갈등"

박은주 2021. 5. 1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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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발표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가 약 3년 전 측근의 성폭력 사실을 비밀리에 해결하려다 아내 멀린다의 불만을 샀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빌 게이츠가 MS나 부부 공동으로 설립한 자선단체 '빌앤드멀리다게이츠 재단'에서 일하는 여성들에게 접근했으며, 부부가 함께 참석한 재단 회의에서 간혹 멀린다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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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이혼을 발표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가 약 3년 전 측근의 성폭력 사실을 비밀리에 해결하려다 아내 멀린다의 불만을 샀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최근 NYT는 2017년 워싱턴주 커클랜드에서 자전거 가게를 운영하던 한 여성이 게이츠 부부에게 이들의 측근인 마이클 라슨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해 왔다는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라슨은 30년 가까이 빌 게이츠의 자산을 관리해 온 직원으로, 현재도 빌이 직접 설립한 투자업체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에서 일하고 있다.

피해를 호소한 여성은 스스로 해결해보려 했지만 실패해 게이츠 부부에게 편지를 보낸다면서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 시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썼다.

이 편지를 받은 빌 게이츠가 비밀리에 해결하려 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반면 멀린다는 외부 기관의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 때문에 부부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여성은 다음 해인 2018년 비공개 합의를 통해 금전 보상을 받았다. 멀린다는 이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변호사를 고용해 사안을 검토하고 직장 내 문화를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슨은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출근하지 않다가 다시 직장으로 복귀했다.

게이츠 부부는 지난 3일 트위터에 공동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인생의 다음 단계에서 더는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믿지 않는다”며 27년간의 결혼생활을 끝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정확한 이혼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빌 게이츠가 성범죄자였던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친분을 이어가자 멀린다가 크게 분노했다는 외신들의 보도가 나왔다.

빌 게이츠가 직장에서 종종 부적절한 행동을 해 왔다는 지인들의 폭로도 나왔다. 빌 게이츠가 MS나 부부 공동으로 설립한 자선단체 ‘빌앤드멀리다게이츠 재단’에서 일하는 여성들에게 접근했으며, 부부가 함께 참석한 재단 회의에서 간혹 멀린다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NYT는 또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빌 게이츠가 2006년 MS에서 한 여성 직원의 보고를 받은 뒤 개인적으로 이메일을 보내 저녁을 먹자고 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빌 게이츠는 “만약 불편하면 없었던 일로 해 달라”고 썼고, 여성은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에서 일했던 한 여성도 유사한 경험을 털어놨다. 익명을 요구한 이 여성은 2007~2008년 빌 게이츠가 재단을 대표해 뉴욕시로 이동하던 중 칵테일 파티를 열고 자신에게 “너랑 만나고 싶다. 나랑 저녁을 먹겠느냐”고 속삭인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여성은 당시 불편함을 느꼈지만 웃어 넘기며 대답을 피했다고 NYT에 말했다.

빌 게이츠의 대변인은 “부부의 이혼 사유 등에 대한 수많은 허위 사실이 보도돼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엡스타인과의 만남과 재단에 대한 이야기들은 부정확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이어 “멀린다를 무시했다는 것은 거짓이다. 둘의 이혼을 둘러싼 유언비어와 추측이 갈수록 괴상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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