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급증, 최초 사망자도..방역 모범국의 뒤늦은 홍역
아시아의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던 싱가포르·대만·베트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뒤늦게 홍역을 치르고 있다.
방역 모범국 트리오로 불리던 이 나라들은 철저한 격리와 대규모 검사, 엄격한 벌금 부과 정책 등으로 감염을 효과적으로 막아냈으나 최근 감염자는 폭증했다.
16일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 보건부는 이날 49명이 신규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6만158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중 지역감염 사례는 38명이었다. 지역감염 38명은 지난해 7월 이후로 최다다. 특히 지역감염자 중 18명은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해 4~12월 코로나19 감염자 ‘제로’(0) 기조를 유지해 청정지역으로 불렸던 대만은 최근 일일 확진자 수가 200명을 넘어섰다. 16일에는 무려 207명에 달하는 일일 확진자가 보고됐고 1명을 제외하면 모두 지역감염자였다. 이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최다 기록이다.
전날에도 대만에선 180명의 국내 확진자가 보고됐다. 갑작스러운 확산세에 놀란 주민들 사이에선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벌어졌다. 이에 차이잉원 총통이 직접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1년여 기간의 대비로, 대만의 반(反)팬데믹 물품, 민감 물품, 원자재 등은 충분하고, 상점들도 평소처럼 물품을 보충하고 있다”며 사재기 자제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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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서도 올해 첫 사망자
또 다른 방역 모범국 베트남에서도 대규모 지역감염 사례가 잇따랐다. 15일에는 신규확진자가 165명이 발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하루 규모로는 가장 많다고 dpa 통신은 보도했다. 같은 날 사망자 1명이 발생했는데 올해 들어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보고된 코로나19 사망자였다.
방역 모범국들이 뒤늦게 확산세를 겪는 건 백신 접종률이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싱가포르의 경우 코로나19 백신을 1번이라도 맞은 이들의 비율이 33%로 양호한 편이지만, 대만과 베트남의 경우 백신 접종자의 비율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상황이 통제돼 위험도가 떨어지면 지역 주민들이 백신 접종을 꺼리게 되는데, 이런 국가들은 바이러스가 없는 환경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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