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적 제약 없이 목양 가능한 '올라인 교회'로 체질 개선해야"
경기도 성남 만나교회(김병삼 목사) 목회자들이 포스트 코로나19 목회를 전망한 ‘올라인 교회’(두란노)를 출간했다. 책은 김병삼 담임목사와 함께 사역 담당 부목사들이 공동으로 썼다. 올라인 교회는 온·오프라인 사역을 겸비한 신앙 공동체를 의미한다. 지난 7일 만나교회에서 좌담회를 갖고 교회들이 올라인 목회로 전환해야 하는 당위성을 살펴보고 교회들의 체질 개선 가능성을 진단했다. 이 자리에서 김병삼 목사는 “코로나19가 끝난 뒤에도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사역은 계속될 것”이라며 “5년 전부터 생업 등을 이유로 불가피하게 주일예배에 참석하지 못하는 교인을 위해 시작했던 온라인 미디어 사역을 통해 얻은 경험을 한국교회와 나누고 싶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성남 만나교회 김병삼 담임목사
조현철 목사(행정국장)
박혜신 목사(교육국장)
이종현 목사(예배국장)
-올라인 교회란 정확히 뭔가.
김병삼 목사=온라인과 오프라인 목회 사이에서 정확히 균형을 맞추는 사역을 의미한다.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된다. 기존에 오프라인 사역을 잘하던 교회들이 온라인 사역을 함께 하면 더욱 큰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미 만나교회는 5년 전부터 미디어 사역을 함께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사역을 본격적으로 확대해보니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오프라인 중심의 목회로 돌아갈 수 없다는 확신이 생겼다. 포스트 코로나19를 염두에 두고 교회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온라인 사역의 가장 큰 결실은 뭘까.
김 목사=코로나19 이후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심방을 해보니 전 세계에 흩어진 교인들이 한 데 모일 수 있다는 걸 경험했다. 공간적 제약이 사라진 목양이 가능한 셈이다. 해외로 이사한 교인이나 주재원들까지 한 화면에 모여 대화하면서 안부를 확인했다. 새로운 목회 환경이 열렸다는 걸 알게 된 게 큰 결실이다. 책에도 그런 경험을 담았다. 물론 교회가 낸 책에 포스트 코로나19 목회의 왕도를 담은 건 아니다. 다만 우리의 경험을 통해 한국교회 전체가 코로나19 이후 온·오프라인을 조화롭게 합친 목회를 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만 담았다.
-이론서라기보다 실전서 같다.
조현철 목사=그렇다. 김병삼 목사님을 비롯해 각국을 맡은 부목사들까지 집필에 참여해 생생한 현장의 소리를 담았다. 우리 교회보다 훨씬 온라인 사역에 특화된 교회들도 많고 그렇지 못한 교회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사역에 대한 목회적 접근을 위해 목회자들이 연구하고 책으로 쓴 사례는 처음이다. 한국교회 전체가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목회의 길을 찾아가자는 자신감을 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겼나.
박혜신 목사=코로나19로 교회학교 학생들의 신앙교육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교회학교는 부모를 신앙교사로 세우기 위해 노력했다. 부서 중심 사역에서 은사 중심 사역으로 전환해 교인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고도 비대면 사역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우리 교회학교의 경험을 담았다.
이종현 목사=지난해 6월부터 매달 첫 주 온라인 특별새벽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새벽기도회 참석자가 10배 가까이 늘어나는 걸 경험했다. 금요일 오후 4시에 온라인에서 모여 찬양과 교제하는 콘텐츠인 ‘금4빠’도 신설했다. 온라인 예배 중에는 실시간 채팅으로 안부를 묻고 기도 제목도 나누고 있다. 책에는 우리 교회가 했던 여러 온라인 사역과 영상 자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큐알코드도 실었다. 교회의 경험을 전국 교회들과 나누기 위해서다.
-이미 온라인 목회의 한계를 경험한 교회도 있는데.
김 목사=영상 콘텐츠의 질로 승부하려 해서는 답이 없다. 코로나19 가운데 있는 교인들이 뭘 필요로 하는지 알아야 한다. 우리 교회는 영상을 활용한 매일 묵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짧은 영상이지만 아침을 열며 묵상할 수 있다 보니 교인들의 활용도가 높다. 이처럼 교인들이 원하는 콘텐츠가 분명 있다.
박 목사=나이가 어릴수록 비대면 만남에 익숙하다. 이미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모든 학생들이 2년째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수업을 듣고 있고 최근에는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수업까지 경험하고 있다. 교인에게 가장 필요한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기존에 나와있는 자료들을 활용한다면 충분히 온라인 사역을 확대할 수 있다.
-목회자들이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도 큰 부담일 텐데.
김 목사=큰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하지 않고는 목회를 할 수 없는 시대가 열렸다. 신학생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영상 콘텐츠 제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교회는 조만간 국민일보와 함께 신학생과 목회자를 대상으로 한 ‘올라인 교회 콘퍼런스’를 열어 저변 확대와 콘텐츠 제작 훈련 등을 할 예정이다. 이미 감리교신학대와 미디어 목회 지원을 위한 협약을 맺고 학생 6명에게 장학금까지 주면서 교회에서 미디어 목회 훈련을 하고 있다. 이런 훈련의 기회를 지속해서 제공할 예정이다.
성남=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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