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첫 목사 안수받은 김창식·김기범 사역 재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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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년 5월 14일 서울 상동교회.
DH 무어 감독의 집례로 목사안수식이 시작됐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이철 목사)는 지난 14일 서울 상동교회(이성조 목사)에서 '한국개신교 최초 목사 안수자 김창식-김기범 120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
이 감독회장은 "1901년의 목사안수는 조선 복음화의 큰 결실이었고 민족 복음화를 향한 위대한 도전이었다"며 "그 뜻을 이어받아 신앙의 후배인 우리도 바른 신앙생활과 목회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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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년 5월 14일 서울 상동교회. DH 무어 감독의 집례로 목사안수식이 시작됐다. WB 스크랜턴과 GH 존스, WA 노블 선교사는 안수를 보좌했다. 안수를 받은 사람은 김창식(1857~1929)과 김기범(1868~1920)이었다. 우리나라 개신교 역사상 최초의 목사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이날 이후 1905년 침례교의 신명균, 1907년 장로교의 길선주 송인서 서경조 양전백 이기풍 한석진 방기창 목사 등이 뒤를 이었다.
감리교 선교사들이 세운 신학교육기관 ‘신학회’에서 훈련받은 김창식과 김기범은 5년 동안 선교사와 함께 복음을 전했고 수업에도 빠지지 않았다. 첫 목사안수식은 선교사와 선교 대상자라는 복음의 주종 관계를 넘어 동역 관계로 전환되는 변곡점이 됐다.
두 김 목사는 큰 활약을 했다. 평양 남산현교회를 개척한 김창식 목사는 ‘조선의 바울’로 불렸다. 1929년 ‘포린미션리포트’는 ‘한국의 요한 웨슬리’라고 김 목사를 평했다. 김기범 목사는 1902년 HG 아펜젤러 선교사가 쓴 선교보고서에 등장한다. 아펜젤러는 “재능이 다양하며 한국 기독교인 중 가장 신사적이고 온유한 사람이다. 특별한 주목을 받는 신실한 제자로 제물포 원산 등에서 완벽한 목회 활동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증명했다”고 기록했다. 김 목사는 인천 내리교회의 첫 번째 한국인 담임 목회자로 활동했다.
두 김 목사에 대한 기념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이철 목사)는 지난 14일 서울 상동교회(이성조 목사)에서 ‘한국개신교 최초 목사 안수자 김창식-김기범 120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 이날은 이들이 안수받은 지 정확히 120년이 되는 뜻깊은 날이었다. 기감은 학술대회와 다큐멘터리 제작, 최초 안수자의 의미와 이들의 사역 등을 담은 책자 발간 등 기념사업 계획도 발표했다.
‘나를 따르라’라는 제목의 설교를 한 이철 감독회장은 “세속적인 이유로 세리를 직업으로 택했던 마태는 ‘나를 따르라’는 예수의 말에 즉시 순종해 제자가 됐다”며 “1901년 목사가 된 두 명의 신앙 선배들도 신앙적 헌신으로 당시에는 무척 낯설었던 목사라는 직분을 얻은 뒤 일생 헌신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회장은 “1901년의 목사안수는 조선 복음화의 큰 결실이었고 민족 복음화를 향한 위대한 도전이었다”며 “그 뜻을 이어받아 신앙의 후배인 우리도 바른 신앙생활과 목회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덕주 감리교신학대 전 교수는 16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조선은 중국이나 일본보다 복음을 받아들인 시기는 늦었지만, 부흥 속도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며 “선교 초기부터 설교는 물론이고 성례전을 집례할 목사가 많이 필요했던 것도 한국인 목사가 1901년 배출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120년 동안 수많은 목사가 배출됐고 교세도 성장했다”며 “기념사업을 통해 신앙 선진들의 삶과 신앙을 배우고 이를 통해 한국교회가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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