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최연소' K-클래식 우승 메들리
15세 한재민 '에네스쿠' 역대 최연소
'프라하의 봄' 콩쿠르, 한국 싹쓸이
아레테 콰르텟 우승+5관왕 올라
해외의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 연주자들이 대거 우승했다. 피아니스트 김수연(27)은 14일(현지시간) 캐나다의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피아니스트 중 최초로 우승했다. 13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의 봄’ 국제 콩쿠르에선 현악4중주단 아레테 콰르텟이 한국 연주단으로는 최초로 1위를 차지했고, 피아니스트 이동하(27)도 정상에 올랐다. 15일(현지시간)엔 루마니아의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에서 한재민(15)이 역대 최연소 1위에 올랐다.
이 중 김수연의 우승은 ‘중복 출전자’의 우승이라는 점에서도 이례적이었다. 그는 몬트리올에서 우승할 때 벨기에 브뤼셀에서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에 참가하고 있었다. 그는 준결선 진출자 12명 중 하나였고, 유일한 한국인이자 여성이었다. 중복 참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 상황을 반영한 방식으로 콩쿠르가 진행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는 코로나19때문에 예선부터 결선까지 모든 연주를 영상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그 덕택에 김수연은 벨기에와 캐나다의 국제 콩쿠르에 동시 참가할 수 있었다.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는 수상자에게 연주 기회를 풍부하게 제공하기로 유명하다. 김수연은 1위 상금인 3만 캐나다 달러(약 2800만원) 외에도 음반 제작, 공연 지원금, 캐나다 반프 센터 상주 연주자 지원금 등 총 15만 캐나다 달러(약 1억4000만원)에 달하는 부상을 받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중 유학을 떠난 김수연은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서 학사·석사 학위를 받은 뒤 최고 연주자 과정에 재학 중이다. 그는 15일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화상 시스템인 ‘줌’으로 1위 결과를 확인했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상으로 콩쿠르에 참가한 경험에 대해서는 “주최 측에서 지정한 장소와 시간에, 지정된 촬영팀과 함께 영상을 녹화해 보냈기 때문에 실전 무대와 다름없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72회째인 프라하의 봄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아레테 콰르텟은 전채안(23·바이올린)·김동휘(25·바이올린), 장윤선(25·비올라), 박성현(27·첼로)으로 구성돼 있으며 2019년 만들어진 신생팀이다. 한국의 독주자가 아닌 현악 4중주팀이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특별상 5개도 함께 수상했다.
이 대회의 피아노 부문에서는 피아니스트 이동하(27)와 이재영(26)이 1·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프라하의 봄 콩쿠르는 1·2차 예선을 온라인으로 열고 결선은 실제 무대에서 개최했다.
2006년생인 첼리스트 한재민은 1958년에 시작된 에네스쿠 콩쿠르 역사상 최연소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는 2년마다 피아노·바이올린·첼로·작곡 부문이 돌아가며 열리는데, 악기와 분야를 불문하고 15세가 우승한 건 처음이다. 한재민은 2018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영재 콘서트로 데뷔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 입학’해 재학 중이다. 그는 “상상치 못했던 큰 상”이라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고 주신 상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인 음악가들의 입상 소식은 올해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스타로 올려놓은 쇼팽 국제 콩쿠르(10월)를 비롯해 피아니스트 김선욱을 배출한 리즈 국제 콩쿠르(9월), 유럽의 명망 높은 대회인 ARD 콩쿠르(9월), 제네바 콩쿠르(10월) 등이 잇따라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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