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돌아오면 윤석열은 오지 않을까..복잡한 '洪복당 셈법'
"尹 욕하며 치고받을 것"..간신히 잡은 중도층 떠나보낼까 우려
"洪 탁월한 정치 감각에 존재감도 높아"..'용광로 경선' 의견도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을 둘러싼 '정치공학'이 가동되고 있다. 홍 의원을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는 새 지도부를 뽑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오르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홍 의원 복당 문제가 쟁점이 된 것은 야권 지지율 1위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론과 맞물려 반작용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홍 의원을 복당시키면 윤 전 총장 영입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홍 의원의 복당은 단순히 당권경쟁의 구도를 흔드는 수준의 이슈가 아니라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이느냐와 관련한 사안"이라고 했다. 대선을 앞두고 야권재편의 중심을 잡아야할 국민의힘 입장에선 홍 의원의 복당을 둘러싼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된다.
당장 국민의힘 쇄신과 개혁을 표방하는 의원들 사이에선 홍 의원의 복당이 "대선에 방해가 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대론'에는 홍 의원이 가진 강성보수 이미지가 짙어질수록 윤 전 총장과 멀어지는 원심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
같은 진영 정치인까지 그로기상태로 만드는 홍 의원 특유의 공격력도 부담이다. 당내 대권 경쟁자들은 물론 아직 외곽에서 몸을 풀고 있는 윤 전 총장에게도 내상을 입힐 수 있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홍 의원이 들어오면 윤석열, 유승민, 김웅 등과 욕하며 치고받을 것"이라며 "중도층을 끌어와야 하는데, 중도층이 떨어져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권주자인 김웅 의원은 언론인터뷰 등 공개발언을 통해 "홍 의원이 당에 들어오려면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막말에 대해 사과하시면 들어오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홍 의원이 입당하면 동반 몰살의 길이 될 수 있다", "모처럼 찾아온 당 쇄신과 정권교체 기회에 고춧가루를 뿌리지 말라"고 막아섰다.
결국 홍 의원의 복당 문제의 공은 차기 당지도부에게 넘어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쇄신'을 내건 김웅 의원을 비롯한 신예 정치인들이 전대에서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따라 세대교체와 함께 홍 의원의 복당 여부도 갈리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구성이 마무리된 원내 지도부는 "급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결정을 미루고 있다.
'선윤후홍' 절충안 나오기도…본질은 '윤석열 모시기'
이에 당내 일부 인사들은 윤 전 총장을 우선 끌어들인 뒤 홍 의원의 복당을 검토한다는 이른바 '선(先)윤석열 후(後)홍준표'를 공공연하게 언급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영입 의사를 어느정도 타진한 이후 복당문제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홍 의원 복당론과 윤 전 총장의 입당론 사이에서 나온 일종의 '절충안'이다.
다만 이는 이른 시일 내에 복당을 원하는 홍 의원의 '대선시계'와는 맞지 않는다. 홍 의원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으로 돌아가 잃어버린 당내 장악력과 영향력을 회복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최종 목표는 제1야당 대선주자로 '재수'에 도전하는 것이다.
홍 의원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전당대회 전에 복당해서 축제의 장에 같이 있는 게 좋겠다"라며 6.11전대 전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8월 이후 야권의 대선주자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윤 전 총장의 정치권 입문 시기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홍 의원의 복당 문제와 맞물린 국민의힘 대선전략 구상도 안갯속에 빠진 모습이다. '범야권 1강'체제를 구축한 윤 전 총장 측은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포함한 다양한 정계 입문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전략통'으로 불리는 한 관계자는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았는데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를 넘는 대선주자가 없으니 윤 전 총장이 구심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외부 인사 한 분 때문에 홍 의원을 모시지 못하겠다는 건 제1야당의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데일리안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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