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 빗속 한강 집회날..정민씨 친구 보호모임 떴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 뒤 숨진 중앙대 의대 본과 1학년생 고(故) 손정민(22)씨의 사망 경위에 대한 경찰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함께 술을 마시던 친구 A씨에 대한 공격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친구 A보호 모임'이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엔 16일 오후 9시 30분 현재 70여명이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정민씨 실종 당시 함께 있었던 친구 A씨를 범인으로 단정하는 듯한 여론이 형성되자, '무근거·무논리 추측을 반대한다'는 취지로 탄생했다고 밝혔다.
이곳에선 "생떼같은 21살짜리 애(A씨) 잡을가봐 이 방 만든거다" "정민이도 불쌍한데 범인이 친구라고 낙인찍는 게 싫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해가면서 사람 하나 살인범 만들고 있다" "만약에 A군이 (범인이) 아니면 어떻게 하려고 애 하나를 살인범으로 만들어버리나"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일부는 "실족으로 확신한다" "누가 봐도 실족"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또 다른 네티즌은 이 채팅방에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의 사진을 올리며 "자수하라" "범인이다" 등의 글을 올리며 다른 네티즌들을 도발하기도 했다.
온라인에선 정민씨의 사망 경위와 관련해 '정민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A씨가 연관돼있다'는 취지의 주장과 함께 음모론도 나오고 있다. ▶A씨가 정민씨의 사인을 밝히는데 협조하지 않고 있으며 ▶A씨가 토사물이 묻은 신발을 폐기했고 ▶A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은폐했다는 등의 주장을 하면서다.
이 밖에도 '경찰 고위관계자가 A씨와 연관돼 있어 이 사건을 덮으려 한다' 'A씨의 아버지가 전 강남경찰서장이다' 'A씨의 아버지가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다' 등의 루머도 퍼졌지만, 이는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한편 네티즌들은 '고 손정민 한강사건진실찾기' '한강 실종&사망사건 추리방''손정민군사건진상규명 대화방' 등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정민씨의 사망 경위 수사에 대한 추측과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낮 한강공원에서 열린 진상규명 촉구 집회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정의로운 나라'에서 시작됐다. 집회엔 경찰추산 200여명(참가자 추산 500여명)이 모였으며 사람들은 '40만 청원마저 은폐, 그 뒤에 누가 있는가' '억울한 청년의 죽음에 침묵하는 청와대' 등의 피켓을 들었다. 또 "A씨를 수사하라" "증거를 조작하지 마라"며 A씨의 체포를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A씨 측은 "지금은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의 슬픔을 위로할 때라고 생각한다"라고 MBC '실화탐사대'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사소한 억측이나 오해는 경찰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절로 해소될 것으로 믿고 있다"며 "그때까지 참고 기다리며 애도하는 것이 저희가 지켜야 할 도덕적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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