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아닌 여혐범죄' 강남역 사건 5주기 추모 물결

한성주 2021. 5. 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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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살인사건 5주기를 앞두고 여성혐오 범죄 피해자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시민단체 서울여성회는 '우리의 기억과 투쟁' 온라인 페이지를 열고 누구나 익명으로 추모 메시지를 게시할 수 있도록 했다.

강남역 살인사건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는 주장이 담긴 메시지가 속속 게시됐다.

서울여성회는 17일 오후 강남역 9번출구와 10번출구 사이에서 참석 인원을 제한한 소규모 집회를 열고 추모 메시지를 낭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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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10번출구에 여성혐오 범죄 피해자를 추모하는 메모지들이 붙어있다. 사진=한성주 기자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강남역 살인사건 5주기를 앞두고 여성혐오 범죄 피해자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시민단체 서울여성회는 ‘우리의 기억과 투쟁’ 온라인 페이지를 열고 누구나 익명으로 추모 메시지를 게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추모행사는 강남역 10번출구에서 진행됐지만,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 추모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페이지에는 실시간으로 추모 메시지가 올라왔다. 

한 참여자는 ‘#운좋게_살아남은_지_5년째’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안전할 권리가 여성에게도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어야한다’고 썼다. 이어 ‘여자라는 이유로 죽임을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메시지도 게시됐다.

강남역 살인사건을 혐오범죄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한 참여자는 ‘(이 사건을) 여성혐오에 의한 살인으로 명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잘 알고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리고 모두 안전하기를 바란다’고 썼다.

추모 분위기를 빗겨난 언쟁도 종종 발생했다. 강남역 살인사건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는 주장이 담긴 메시지가 속속 게시됐다. ‘남자라도 죽었다’라며 피해자의 성별과 범행은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남의 죽음을 남성혐오에 이용하는 페미니스트들을 규탄한다’며 추모 행동을 남성에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견해도 등장했다.

이에 반박하는 참여자들은 ‘여성혐오에 대한 분노를 혐오로 매도하지 말라’며 ‘여성혐오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폭력을 지지하는 이들을 규탄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게시했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아시아인 대상 폭력·살해 범죄도 아시안혐오가 아니라 단순한 묻지마 범죄라고 할 수 있느냐’는 반문도 제기됐다.

서울여성회는 17일 오후 강남역 9번출구와 10번출구 사이에서 참석 인원을 제한한 소규모 집회를 열고 추모 메시지를 낭독할 예정이다.

강남역 살인사건은 2016년 5월17일 발생했다. 이날 새벽 서울 강남역 인근 주점 건물 남녀공용화장실에서 당시 34세였던 가해자 김성민이 일면식 없는 여성을 살해했다. 가해자는 화장실 안에서 대기하며 6명의 남성을 그냥 보낸 뒤 피해 여성이 들어오자 범행을 저질렀다. 검거 후 경찰조사에서 가해자는 ‘여성들이 나를 무시해서’라며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검찰은 가해자에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심신미약 조항에 따라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가해자가 2009년 조현병을 진단받은 기록이 있다는 사실이 참작됐다.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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