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까지 태워주면 돈 줄게"..월북 시도한 40대 남성 실형

심양 北영사관에 7차례 전화, 약 12초가량 통화

직장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월북을 수차례 시도하려던 4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 정수영 부장판사는 국가보안법상 잠입·탈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41)씨에게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4일과 5일 강원 속초시 동명항, 고성군 거진항 등에서 선장들에게 자신을 북한으로 데려다 달라고 하는 등 월북을 시도한 혐의(국가보안법상 잠입·탈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지난해 9월 4일 강원 속초시 동명항에서 선장 B씨에게 "북한에 아픈 가족이 있다. 북쪽으로 태워주면 사례하겠다"며 월북을 시도하려 했다. B씨는 A씨의 제안을 거절했다.

A씨는 2시간 후 고성군 거진항에서 선장 C씨에게 접근했고, 자신을 북한으로 데려다 달라고 요구했다. C씨도 A씨의 부탁을 거절했다.

하지만 A씨는 월북을 포기하지 않았다. 다음날 속초시 동명항에서 선장 D씨에게 또다시 사례를 주겠다며 북한까지 태워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A씨는 수고비 등으로 지급할 현금 135만원을 준비했으며, 표류에 대비해 구명조끼와 즉석밥·생수까지 마련해 동해안을 배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해 9월 18일 중국 심양에 있는 북한 총영사관에 전화를 걸었다. 그곳 직원과 약 12초가량 통화하는 등 엿새 동안 7차례에 걸쳐 직원과 대화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울산에서 모친과 지내면서 직장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고, 지인과 가족들과도 멀어지면서 2018년 북한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체제에 동조했다.

A씨는 북한 공산집단이 반국가단체라는 사실과 월북을 하면 대남공작과 체제선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월북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수영 판사는 "반국가단체의 지배 아래에 있는 지역으로 탈출을 계속 예비한 점, 구성원과 통신하려는 시도를 반복한 점, 범행이 예비와 미수에 그친 점, 초본인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데일리안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