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로버만 있는 화성 땅에 中도 무사 착륙..가속하는 '우주 굴기'
중국 화성 탐사 로버 '주룽(祝融·불의 신)'이 지난 2월 미국의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rverance·인내)'에 이어 화성에 무사히 착륙했다. 미국 로버들만 있는 화성 땅에 주룽이 첫발을 내딛으며 중국의 우주 굴기가 화성에서도 막을 올렸다.
중국국가항천국(CNSA)은 15일(현지시간) 오전 7시 18분 톈원(天問) 1호가 화성 유토피아 평원 남부의 착륙 목표 지점에 성공적으로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탐사 로버 주룽이 보낸 원격 측정 신호도 확인됐다.
주룽을 태운 착륙선 톈원 1호는 화성 대기권을 통과하는 '공포의 9분'을 견디고 유토피아 평원 남쪽에 무사히 안착했다. 앞서 퍼서비어런스는 7분 만에 착륙했다. 퍼서비어런스는 모선과 분리돼 스카이 크레인 방식으로 화성에 내렸고 주룽은 모선인 톈원 1호에 실려 화성 표면까지 도달했다는 게 다른 점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톈원1호는 이날 오전 4시 궤도선에서 분리돼 하강을 시작했다. 3시간 만에 대기권에 진입해 열차폐막을 앞세워 낙하하다 낙하산을 펼쳐 감속한 뒤 역추진 로켓을 이용해 속도를 늦추며 안전한 평지에 착륙했다.
주룽은 며칠 후 착륙선을 빠져 나와 90일 동안 화성 표면을 탐사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카메라와 토양과 암석 조성을 분석하는 센서, 땅속 얼음을 탐색하는 레이더, 기상 관측 장비, 자기장 감지기 등 7가지 장비가 실려 있다. 화성 지질 분석, 기상 관측과 함께 얼음을 찾는 임무를 띤다.
주룽이 착륙한 유토피아평원은 1976년 NASA가 보낸 바이킹 2호가 임무를 수행하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바이킹2호는 물과 생명체의 흔적을 발견했다.
화성에는 현재 미국의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와 큐리오시티(2012년 도착), 고정형 로버 인사이트(2018년 도착)와 인류 최초로 화성 비행에 성공한 소형 헬리콥터 인제뉴어티가 활발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탐사 로버 주룽이 조만간 첫 발을 내딛는다.
톈원 1호는 '화성 발사창'이 열린 지난해 7월 23일 창정(長征)-5 Y4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같은 시기에 미국도 로버 퍼서비어런스와 소형 헬리콥터 인제뉴어티를 실은 아틀라스 V로켓을 발사(30일)했고, 아랍에미리트(UAE)도 중동의 첫 화성 탐사선 아말(20일)을 미쓰비시중공업의 발사체 H2A에 실어 성공적으로 지구를 떠났다.
나란히 출발한 세 국가의 탐사선은 7개월의 비행 끝에 지난 2월 화성 궤도에 무사히 도착했다. 퍼서비어런스는 도착 직후 바로 모선과 분리돼 착륙했고, 톈원 1호는 3개월간 궤도를 돌며 자료를 수집한 뒤 화성 착륙에 성공했다. 아말은 이달 말 화성 표면 착륙을 시도한다.
UAE는 화성 궤도에 도착한 미국, 구소련, 유럽우주국(ESA), 인도에 이은 5번째 국가가 됐다. 곧바로 중국도 도착하면서 6번째 국가가 됐다. 화성 착륙은 중국이 한발 빨랐다. 중국응ㄴ 미국과 구소련에 이어 세 번째로 화성에 도착한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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