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이닝 무실점' 요키시 반등, 키움 함박웃음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는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두 명을 교체했다. 유일하게 재계약한 선수는 왼손 에이스 에릭 요키시(32). 그를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다고 여겼다.
요키시는 2019년 KBO리그에 데뷔했다. 첫 시즌 30경기에 나와 13승 9패, 평균자책점 3.13으로 활약했다. 두 번째 시즌인 지난해는 27경기에서 12승(7패)을 올리고 평균자책점(2.14) 타이틀을 차지했다. 3년 연속 키움 유니폼을 입을 이유가 충분했다.
올해도 출발은 좋았다. 정규시즌 첫 등판인 지난달 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다음 등판인 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2연승 했다.
문제는 그다음 등판부터였다. 이전만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세 번째 등판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5실점(6이닝) 했다. 이후 네 경기도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에 실패했다.
특히 이달 두 차례 등판에선 모두 패전 투수가 됐다. 2일 NC 다이노스전 6이닝 5실점(4자책점), 9일 SSG 랜더스전 5와 3분의 1이닝 4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연패는 끊고 연승은 이어가야 하는 에이스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상수'로 여겼던 요키시마저 키움의 새로운 '변수'가 되는 듯했다.
요키시는 16일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그 걱정을 털어냈다. 7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해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6경기 만의 퀄리티스타트로 시즌 4승(3패)째를 수확했다.
경기 내내 압도적이었다. 1회 초 1사 후 최재훈에게 첫 안타를 맞았지만, 다음 타자 하주석을 1루수 병살타로 솎아냈다. 3회 초 1사 1·2루 첫 위기에서도 정은원과 최재훈을 각각 내야 플라이와 내야 땅볼로 잡았다. 이후 4이닝은 그야말로 '철벽'이었다. 6회 초 2사 후 최재훈에게 볼넷 하나를 내줬을 뿐, 나머지 타자를 모두 출루 없이 범타로 아웃시켰다.
요키시는 한화 에이스 라이언 카펜터와 투수전에서도 판정승했다. 요키시와 카펜터는 4회까지 팽팽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5회 말 카펜터가 박동원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뒤에도 1-0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졌다. 결국 먼저 무너진 건 카펜터였다. 요키시가 7회 초까지 무실점 피칭을 하자, 카펜터는 7회 말 1사 1·3루에서 또 박동원에게 좌월 3점포를 허용했다. 승부는 그 순간 갈렸다.
4-0 리드를 잡은 키움은 아직 더 던질 여력이 있는 요키시를 8회 교체해 휴식을 줬다. 확실히 승기를 거머쥐었다고 판단해서다. 키움 입장에선 이보다 더 반가울 수 없는 호투다. 대체 선수로 재영입한 제이크 브리검이 15일 복귀전에서 승리(5와 3분의 2이닝 무실점)한 데 이어 요키시마저 이날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함께 호흡했던 원투펀치의 시너지에 남은 시즌 전망이 밝아졌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경기 후 "요키시가 7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전 경기들에서 안 좋았던 모습이 대부분 개선되고 있어 더 고무적이다. 직구 스피드가 올라왔고 변화구 회전이 좋아진 게 호투 비결인 것 같다"고 칭찬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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