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핫한 반려동물 인테리어 #펫테리어
2021. 5. 16. 17:10
귀여운 생명체가 우리 집을 침공했다. 사랑스러운 침략자들에게 기꺼이 빼앗겨버린 공간을 보며 얻은, 함께 사는 방법.
「 비밀의 문 」
경기도 용인의 한 단독주택에는 닫힌 문의 뒤편을 늘 궁금해하는 호기심 많은 고양이 두 마리가 산다. 힘껏 점프한 뒤 손잡이를 돌려 기어코 문을 열 거나, 열 수 없는 문을 만나면 그 앞에서 큰 소리로 시위하곤 했던 고양이들. 부부는 주택을 설계하며 고양이들이 집 안 모든 공간을 누빌 수 있도록 과감히 방문을 없애기로 결심했다. 이 집의 유일한 방이 된 안방에만 이동에 방해되지 않는 고양이 문을 설치한 정도. 패브릭과 가죽 소재의 가구는 배제하고, 스크래치가 생겨도 수리가 쉽고 털이 잘 붙지 않는 나무 가구로 곳곳을 채웠다. 아파트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작은 곤충과 새가 놀러 오면 고양이들은 볕 아래에 앉아 그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고양이들이 우당탕 뛰어다니는 소리가 참 즐겁게 들려요. 그 소리를 듣는 것 자체가 힐링이에요.” @ da_illy_co
캣 문, 캣 타워를 포함한 가구들은 공방을 함께 운영하는 가구점에 제작 의뢰했다. 모두 애시 무늬목 소재.
「 반려의 정원 」
햇살 명당에 자리한 집은 바람이 불면 꽃과 풀 향기가 은은하게 퍼진다. 산책할 때 꽃만 보면 달려가 킁킁 냄새를 맡는 강아지가 자기만의 공간에서도 꽃과 풀 향기를 듬뿍 맡을 수 있도록 꾸민 곳. ‘산소탱크’라는 별명의 휘카스 움베르타 나무 옆은 강아지의 최애 낮잠 스폿이다. 계절마다 바뀌는 꽃과 그 시간만큼 성장한 강아지의 잠든 모습을 바라보는 게 가장 큰 행복이다. 강아지는 자신의 삼각형 집 안에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소중한 물건을 잔뜩 모아두는데, 반려자의 양말 한 짝이나 머리 끈이 자주 발견된다고. “강아지가 저를 생각하며 모아둔 것을 보면 뭉클해요.
매 순간 아낌없이 사랑해 줄 거예요.” @ bichon_holy
강아지 집은 노이오. 밥그릇은 스몰스터프. 스피커는 제네바. 장 스탠드는 포라이트.
「 라탄 랜드 」
고즈넉한 단독주택. 고양이 3남매의 공통취미는 함께 몰려다니며 ‘우다다다’ 발자국 소리를 내는 것이다. 아파트에 거주하던 시절, 층간 소음이 늘 걱정이던 부부는 2세와 고양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집을 꾸리기로 했다. 획일화된 구조에서 벗어나 온전히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주택을 짓기로 마음먹은 이들은 해외 ‘펫테리어’ 자료를 참고해 멋진 집을 완성했다. 일반 아파트에서는 보기 힘든 튼튼한 캣 워커를 설치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라탄 소재의 펫 하우스를 각각 선물했다. 벽면에는 3남매를 똑 닮은 고양이 민화도 붙여두었다. 고양이들은 높고 너른 공간을 실컷 누비며 행복을 만끽한다. “우리만을 위해 지어진, 세상에서 하나뿐인 특별한 집이기에 일상의 모든 순간이 소중해요.” @gamseongbubu
원목 소재의 캣 워커는 주택 시공 당시 함께 설치했다. 라탄 등은 까유. 민화 포스터는 루씨손의 작품. 라탄 소재 고양이 집과 수초 러그는 모두 감성부부마켓.
「 미스터 선샤인 」
햇살과 창밖 풍경을 좋아하는 두 마리 고양이는 심심하면 아파트 발코니로 놀러 가곤 했다. 반려자는 발코니 한쪽을 기꺼이 그들만을 위한 공간으로 내주었다. 시원한 원목 소재의 조립 마루를 깔고, 편하게 뒹굴 수 있는 라탄 소재의 스툴도 선물했다. 이 공간에서 여전히 틈만 나면 바깥세상 구경에 여념 없는 고양이들. 오래된 아파트라 창밖에는 오랜 세월을 견딘 크고 튼튼한 수목이 우거진다. 계절마다 거실 한가득 펼쳐지는 다채로운 풍경. “햇살 가득 맑은 날 저는 발코니에서 커피를 마시고, 고양이들은 햇빛 아래서 낮잠에 빠져요. 그 평화롭고 한적한 오후가 삶의 원동력이 되는 순간이에요.” @regina_diseno
원형 식탁은 데코룸. 의자는 마켓비. 스크래처는 모두 캣모나이트.
「 프라이빗 레스토랑 」
경기도 분당의 어느 빌라에서는 포메라니안 네 자매가 매일 투닥거린다. 자율 배식을 하던 세 자매에게 덩치 큰 막내가 찾아오면서 서로 견제하느라 무질서에 빠진 식사 시간. 그래서 각자의 식사 공간을 만들어주기로 결심했다. 쓰던 가구를 개조하거나 기성품을 구입할까도 고려했지만 영 내키지 않았다. 쉽게 그릇을 내려두려면 윗부분이 뚫려 있어야 했고, 유연한 공간 분리를 위해 여닫이문도 필요했다. 여러 공방을 수소문해 마음에 드는 디자인 숍을 찾고, 몇 주간 사이즈와 컬러를 고심한 끝에 탄생한 ‘프라이빗 맛집’. 이제 밥때가 되면 강아지들은 제자리를 알아서 찾아와 기다린다. 제 몫의 식사를 마치면 옆 식당 메뉴를 호기심에 흘깃 쳐다보기도. “이곳에서 맛있는 밥을 맘 편히 먹는 모습이 더할 나위 없는 행복감을 줘요. 앞으로도 이 식당에서 맛있는 거 먹으며 모두 건강하게 지내길 바라요.” @celceri
블루와 레드 컬러의 밥그릇과 나무 받침대는 브릿지독. 직접 주문 제작한 강아지 식당은 소나무와 자작나무 혼합 소재로 벤저민 무어의 친환경 페인트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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