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유승민, 홍준표, 황교안까지..국힘 전대 '대리전' 양상
차기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을 뽑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전이 야권 대선주자나 당 안팎 주요 인사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특정 인사의 계파이거나, 친분이 두터운 주자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내면서 당내에선 “대선을 앞둔 힘겨루기 전초전”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 13일 출마한 초선의 김웅 의원과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대표적인 유승민계로 인사로 분류된다.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유승민 전 의원이 주도한 새로운보수당에 영입돼 정계에 입문했고, 이 전 최고위원은 바른정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을 거치며 유 전 의원과 한솥밥을 먹었다. 김 의원은 7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후 ‘초선 당대표론’을 역설하며 김 의원 등 초선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13일 최고위원 도전장을 낸 초선의 배현진 의원은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친분이 두텁다. 배 의원은 2018년 3월 자유한국당 대표이던 홍 의원의 영입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그해 말에는 ‘TV 홍카콜라’ 제작을 담당하기도 했다.
배 의원은 취재진이 홍 의원 복당에 대한 입장을 묻자 “당연히 복당해야 한다”며 “한 가족이기 때문에 구태여 겁내거나 누구를 들어오라 마라 할 일이 없다”고 엄호했다. 복당을 반대하며 홍 의원과 거친 설전을 벌인 김웅 의원과는 대척점에 있는 셈이다.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원영섭 전 미래통합당 조직부총장은 당 안팎에서 ‘친황(親黃)’계 인사로 불린다. 그는 황교안 대표 체제인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천 관련 실무를 담당하는 조직부총장에 발탁되는 등 황 전 대표의 신임을 한몸에 받았다. 그해 총선에서 고향인 부산진갑에 도전장을 냈지만, 같은당 서병수 의원이 전략공천되면서 고배를 마셨다. 황 전 대표는 지난 5일 미국을 찾아 미정부 인사들에게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요청하는 등 정치활동을 재개하면서 대선 도전 관측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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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마케팅’ 놓고 당 대표 주자들 설전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떠올랐지만 잠행을 이어가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조금 다른 케이스다. 당내에 윤석열계라고 칭할 만한 인사는 없지만, 이른바 ‘윤석열 마케팅’을 놓고 전당대회 출마자들 사이에서 신경전이 한창이다.
앞서 몇몇 주자들이 “서울 살 때도 같은 아파트였고, KTX에서 만난 적도 있다”(주호영), “제가 사직하던 날 마지막으로 뵙고 나온 분”(김웅)이라고 윤 전 총장과의 친분을 강조하자, “스친 인연까지 동원하는 낡은 정치”(김은혜), “친소 관계 언급은 부적절하다”(이준석)는 비판이 나왔다.
당내에선 “출마자보다 출마자의 윗선이나 당 외곽 인사들이 더 주목받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한 초선 비례대표 의원은 통화에서 “당 혁신의 주역이 돼야할 당 대표나 최고위원들이 외부에 휘둘린다는 인상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대선을 앞두고 다양한 이해관계에 얽힌 인사들이 총출동해 경쟁하면서 전당대회가 흥행하는 게 나쁘지만은 않다”(당 관계자)는 반응도 있다.
전당대회 후보 등록은 오는 22일 하루 동안 진행된다. 5선의 조경태·주호영, 4선의 신상진·홍문표, 3선의 윤영석·조해진, 초선의 김웅·김은혜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까지 당 대표 주자만 9명이다. 나경원 전 의원과 초선인 윤희숙 의원의 출마도 거론된다. 나 전 의원은 주말 동안 입장을 정리한 뒤 다음 주 중 출마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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