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유승민, 홍준표, 황교안까지..국힘 전대 '대리전' 양상

손국희 2021. 5. 1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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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을 뽑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전이 야권 대선주자나 당 안팎 주요 인사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특정 인사의 계파이거나, 친분이 두터운 주자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내면서 당내에선 “대선을 앞둔 힘겨루기 전초전”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2020년 2월 4일 새로운보수당에 영입된 김웅 의원(오른쪽). 왼쪽은 유승민 전 의원. 뉴시스


지난 13일 출마한 초선의 김웅 의원과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대표적인 유승민계로 인사로 분류된다.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유승민 전 의원이 주도한 새로운보수당에 영입돼 정계에 입문했고, 이 전 최고위원은 바른정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을 거치며 유 전 의원과 한솥밥을 먹었다. 김 의원은 7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후 ‘초선 당대표론’을 역설하며 김 의원 등 초선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13일 최고위원 도전장을 낸 초선의 배현진 의원은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친분이 두텁다. 배 의원은 2018년 3월 자유한국당 대표이던 홍 의원의 영입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그해 말에는 ‘TV 홍카콜라’ 제작을 담당하기도 했다.

2018년 6월 13일 지방선거 사전투표일인 8일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현 무소속 의원)가 서울 송파구 서호사거리 유세에서 배현진 서울 송파을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뉴스1


배 의원은 취재진이 홍 의원 복당에 대한 입장을 묻자 “당연히 복당해야 한다”며 “한 가족이기 때문에 구태여 겁내거나 누구를 들어오라 마라 할 일이 없다”고 엄호했다. 복당을 반대하며 홍 의원과 거친 설전을 벌인 김웅 의원과는 대척점에 있는 셈이다.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원영섭 전 미래통합당 조직부총장은 당 안팎에서 ‘친황(親黃)’계 인사로 불린다. 그는 황교안 대표 체제인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천 관련 실무를 담당하는 조직부총장에 발탁되는 등 황 전 대표의 신임을 한몸에 받았다. 그해 총선에서 고향인 부산진갑에 도전장을 냈지만, 같은당 서병수 의원이 전략공천되면서 고배를 마셨다. 황 전 대표는 지난 5일 미국을 찾아 미정부 인사들에게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요청하는 등 정치활동을 재개하면서 대선 도전 관측을 낳고 있다.


‘윤석열 마케팅’ 놓고 당 대표 주자들 설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일부 출마자들이 윤 전 총장과의 친분을 언급하자 당내에선 '윤석열 마케팅' 논란이 일었다. 임현동 기자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떠올랐지만 잠행을 이어가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조금 다른 케이스다. 당내에 윤석열계라고 칭할 만한 인사는 없지만, 이른바 ‘윤석열 마케팅’을 놓고 전당대회 출마자들 사이에서 신경전이 한창이다.

앞서 몇몇 주자들이 “서울 살 때도 같은 아파트였고, KTX에서 만난 적도 있다”(주호영), “제가 사직하던 날 마지막으로 뵙고 나온 분”(김웅)이라고 윤 전 총장과의 친분을 강조하자, “스친 인연까지 동원하는 낡은 정치”(김은혜), “친소 관계 언급은 부적절하다”(이준석)는 비판이 나왔다.

당내에선 “출마자보다 출마자의 윗선이나 당 외곽 인사들이 더 주목받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한 초선 비례대표 의원은 통화에서 “당 혁신의 주역이 돼야할 당 대표나 최고위원들이 외부에 휘둘린다는 인상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대선을 앞두고 다양한 이해관계에 얽힌 인사들이 총출동해 경쟁하면서 전당대회가 흥행하는 게 나쁘지만은 않다”(당 관계자)는 반응도 있다.

전당대회 후보 등록은 오는 22일 하루 동안 진행된다. 5선의 조경태·주호영, 4선의 신상진·홍문표, 3선의 윤영석·조해진, 초선의 김웅·김은혜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까지 당 대표 주자만 9명이다. 나경원 전 의원과 초선인 윤희숙 의원의 출마도 거론된다. 나 전 의원은 주말 동안 입장을 정리한 뒤 다음 주 중 출마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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