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수입 年1억2000만원..부부 택배기사 3년새 50% 늘었다
# 올해 6년 차 택배기사인 정운철(45) 씨는 택배 일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합류한 아내 최은영(42) 씨와 매일 같이 일한다. 스포츠의류 수입 총판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중학교 동창의 권유로 택배를 시작한 정 씨는 "요즘엔 ‘왜 더 일찍 택배 일을 시작하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정 씨는 “아내와 함께 일하니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많아 고객사 영업에 집중할 수 있어 수입도 덩달아 늘었다”고 말했다.
택배 시장이 커지면서 부부 택배기사도 많아지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부부의 날’(5월 21일)을 맞아 CJ대한통운 택배기사 2만여명의 가족관계를 조사한 결과 부부 택배기사가 2692명(1346쌍)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부부를 포함해 부모, 형제, 친척 등 가족과 함께 일하는 택배기사는 4002명이었다.
부부 택배기사는 2018년만 해도 1800명 정도였다. 그러다 2019년 2310명, 2020년 2450명으로 꾸준히 늘면서 3년 새 50% 늘었다. 전년에 비해서도 9.9% 늘었다. 가족 단위 택배기사도 전년보다 14.4% 증가했다. 부부 택배기사의 합산 수입은 연평균 1억200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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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많은 날만 돕다가 물량·수입 느니 본격 합류
부부나 가족은 보통 처음엔 물량이 많이 몰리는 날만 주 2~3회 일손을 보태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담당 구역의 고객사와 물량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구역을 나눠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량 증가로 수입은 크게 늘었지만, 외부 사람을 쓰는 것보단 부부나 가족이 함께 일하는 게 효율적이고 편하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기사가 ‘괜찮은 일자리’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가족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일자리’로 자리매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택배 현장에 일부 자동화 기술이 도입되면서 노동력이 줄어든 것도 택배사업 가족화 요인으로 꼽힌다. CJ대한통운의 경우 자동분류기 휠소터(Wheel Sorter)와 소형 상품 전담 분류기 MP(Multi Point) 등 첨단시설을 택배 현장에 설치하고 분류지원인력 4000여명을 투입했다. 늘어난 물량에 비해 한집에 2~3개씩 배송되는 중복배송이 많아지고 배송구역이 좁아지면서 이동 거리도 줄어 작업 효율도 높아졌다.
아내 황인경(58) 씨와 함께 일하고 있는 13년 차 택배기사인 허권(65) 씨는 “과거보다 물량은 늘어났지만 일하기는 훨씬 수월해졌다”며 “아내와 함께 일을 시작하면서 부부 사이도 좋아지고 수입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입과 미래가 보장되는 택배기사가 유망 직업으로 떠오르면서 가족 택배기사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라며 “택배기사가 자긍심을 가지고 가족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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