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빈이형" 정용진 도발에도..현장 행보에 여념없는 신동빈
‘동빈이형’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셔틀경영’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그는 지난달 말부터 조용한 현장 경영에 한창이다. 일본에 머물며 현지 경영을 지휘하다 지난달 10일 귀국해 자가격리를 거쳤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연일 ‘동빈이형’을 찾으며 도발하고 있지만 신 회장은 유통뿐 아니라 화학, 건설, 식품 등 사업 현장을 찾아 챙기고 있다.
1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달 23일 브랜드 경쟁력 향상에 기여한 임직원들을 뽑아 ‘롯데 어워즈’를 시상했고, 27일에는 잠실구장을 찾아 6년 만에 롯데자이언츠의 야구 경기를 관람했다. 신 회장은 이달 들어서는 지난 8일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압구정점을 찾았다. 메가스토어는 롯데하이마트가 프리미엄 가전제품부터 트렌디한 체험 공간 등으로 꾸민 복합 라이프스타일 전문관이다. 지난해 1월 잠실점을 리뉴얼한 1호점을 시작으로 전국 11곳에 매장을 열었다. 지난 3월 9번째 메가스토어로 문을 연 압구정점은 롯데칠성음료와 손잡고 와인 존까지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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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공장 찾아 고부가가치 사업 투자 확대중
신 회장은 지난 15일엔 인천 남동공업단지의 롯데정밀화학 인천공장을 찾았다. 국내 유일의 식의약용 셀룰로스 유도체 생산공장인 이곳은 최근 증설 작업을 마치고 상업생산을 앞두고 있다. 셀룰로스 유도체는 식물성 펄프를 원료로 한 화학소재로, 이 공장에선 식물성 의약 코팅 및 캡슐 원료인 ‘애니코트’와 대체육에 육류 고유 식감을 내도록 하는 첨가제 ‘애니애디’를 생산한다.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롯데정밀화학의 셀룰로스유도체 생산량은 8000t에서 1만t으로 확대된다. 롯데정밀화학은 추가 투자를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1만2000t까지 생산할 예정이다. 롯데정밀화학의 식의약용 셀룰로스 유도체 매출은 최근 3년간 연평균 20%씩 성장했다. 롯데정밀화학은 그린 소재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지난해 1조2000억원이던 매출을 2030년 5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날 신 회장은 경기도 안산시 반월산업단지에 있는 롯데알미늄 안산1공장도 방문했다. 지난해 9월 증설 작업을 마쳐 2차전지용 양극박을 연간 1만1000t을 생산하는 곳이다. 양극박은 2차전지의 필수 소재로, 2차전지의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양극활 물질을 지지하면서 전자의 이동 통로 역할을 한다. 롯데알미늄은 1100억원을 투자해 헝가리에도 2차전지 양극박 생산공장(생산규모 연 1만8000t)을 짓고 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고부가 스페셜티 및 배터리 소재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주문하면서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요소에서 신규 사업의 기회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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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유통 외에도 화학·식품 건설 등 챙길 것 많아"
신 회장의 최근 행보에 대해 유통에 집중돼 있는 신세계에 비해 ‘종합그룹’으로서의 위상을 은근히 뽐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야구 관람이나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현장 방문 일정을 따로 알리지 않았지만, 이날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알미늄 공장 방문은 A4용지 2페이지를 꽉 채운 보도자료로 자세히 알렸다. 실제 정 부회장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롯데 측에선 “우리는 식품, 건설에도 진출한 종합그룹으로서 유통 매출만 따져도 신세계 그룹과 비슷하다”며 일축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유통 계열사의 경우 점포망이 많은 데다 주변 상권 변화나 리뉴얼 등 특징적인 상황이 자주 발생하지만, 화학 계열사는 증설 등 이슈가 많은 편이 아니어서 의미 있는 행보를 자료를 통해 알리는 것”이라면서도 “롯데의 주축 사업이 유통과 화학인데 유통은 앞으로도 힘들 수밖에 없는 구조고, 화학은 올해 기조도 좋고 앞으로 성장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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