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 조던 앞에서 NBA 명예의 전당 오른 코비 브라이언트
지난해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한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 고(故) 코비 브라이언트가 농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이를 기념하는 행사에는 브라이언트가 오랫동안 롤 모델로 꼽아온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58)도 참석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2020 네이스미스 메모리얼 농구 명예의 전당 행사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코비 브라이언트는 같은 시대에 활약한 농구선수 케빈 가넷(45), 팀 던컨(45) 등 8명과 함께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당초 행사는 지난해 8월 열릴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연기됐다.
수락 연설은 부인인 바네사 브라이언트가 대신했다. 그는 남편이 소속됐던 LA레이커스를 상징하는 보라색 옷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바네사는 “남편이 오늘 밤 여기 있다면 그에게 영감을 주고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준 많은 사람에게 감사할 것”이라며 “내가 이렇게 칭찬하고 있기 때문에 그가 지금 하늘에서 웃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바네사만큼 주목받은 건 마이클 조던이었다. 그는 따로 연설하지 않았지만,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바네사의 옆자리를 지켰다. 바네사는 조던을 향해 “코비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NYT 등에 따르면 ‘제2의 마이클 조던’으로 불렸던 코비 브라이언트는 실제로 조던을 무척 잘 따랐다고 한다. 지난 1997년 프로 2년 차였던 브라이언트가 농구 코트에서 만난 조던에게 “포스트업을 할 때 다리 모양을 어떻게 해야 하냐”고 질문한 일화는 농구 팬 사이에서 이미 유명하다. 조던은 훗날 “경기 도중 조언을 구한 선수는 거의 처음이었다”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브라이언트의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도 “친동생 같던 그를 잃게 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느낀다”고 밝혔다.
최근 조던은 브라이언트가 사망하기 두 달 전 그와 마지막으로 나눈 문자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CNN에 따르면, 그는 지난 12일(현지시간) ESPN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이언트가 자신이 출시한 테킬라 제품을 칭찬하며 연락했던 일화를 전했다. 당시 조던은 테킬라 사업에 막 뛰어든 상태였다. 조던은 “나는 브라이언트에게 딸의 농구팀을 가르치는 것이 어떤지 근황을 물었다”며 “이에 브라이언트는 ‘45대 8로 격파 중’이라고 답했는데, 그의 경쟁 본능을 잘 보여준다”고 회고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78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전 NBA 농구선수 조 브라이언트의 아들로 태어났다. 3세부터 농구를 했던 그는 96년 프로 선수로 데뷔한 뒤 20년 동안LA레이커스 한 팀에서만 활동했다. 현역 시절 다섯 차례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올림픽 금메달 2회, MVP 2회, 올스타 18회 등 화려한 경력을 남긴 농구 스타였다. 2014년엔 마이클 조던의 통산 득점을 추월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타고 있던 헬리콥터가 캘리포니아 상공에서 추락해 42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13세였던 딸 지아나도 함께 숨졌다. 이후 조사에서 헬기 조종사가 비행 중 방향감각을 잃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LA레이커스는 그의 선수 시절 등번호였던 8번과 24번을 영구 결번 처리하며 애도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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