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 열리나..日언론 "내달 G7회의서 접촉 가능성"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 내 신중론 높아
한미일 정상회담선 북한 문제 논의될 듯
다음 달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의 정상회의에서 한국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첫 번째 대면 회담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열리는 한미일 3국 정상회의도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한미일 3국은 다음 달 11~13일 영국 남서부 콘월에서 열리는 G7 회의를 계기로 3국 정상회의를 열기 위해 협의 중이다. 한미일 정상회의가 성사되면 2017년 9월 유엔총회에서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전 총리가 회동한 후 처음이다.
3자 회동과 더불어 한·일 정상이 따로 만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한일 정상이 만나면 2019년 12월 중국 청두(成都)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과 아베 전 총리가 회동한 후 1년 6개월 만이다. 지난해 9월 스가 총리가 취임한 후로는 처음이 된다.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3국 모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 소식통은 "미국은 긍정적인 입장"이라며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 당국자도 "G7 정상회의에 맞춰 (3국 정상회의)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3국 간 협력 강화를 한국과 일본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스가 총리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과 미국이 협력해줄 것을,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북한 대응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이해를 촉구할 가능성이 높다. 도쿄신문은 "(대북 정책에 대한) 3국의 입장이 어디까지 맞춰질 수 있을지가 쟁점"이라고 전망했다.
한일 정상의 만남이 어떤 형식으로 이뤄질지는 아직 논의 중이지만, 역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 등으로 정식회담을 여는 데 대해서는 일본 정부 내에서 신중론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현 상황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할 경우 일본 내 보수층에서 '저자세 외교'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어 '단시간에 비공식 접촉'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가 총리는 그동안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등과 관련해 한국 측이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정상회담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실제로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판결과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한일 정상의 만남은 줄곧 냉랭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大阪) G7 회의에서는 문 대통령과 아베 전 총리가 '8초 악수'를 나누는 데 그쳤으며, 같은 해 11월 태국 방콕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는 11분간의 짧은 대화로 끝났다. 2019년 12월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는 45분간 회담을 가졌으나 양국의 입장을 각자 밝혔을 뿐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도쿄의 한 외교소식통은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 만큼, 어떤 형식으로든 한일 정상 간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양국 모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정치적 파장을 고려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할 경우 큰 진전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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