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재기에 매대 텅 비었다..'방역모범국' 대만 쇼크
성인오락실 등 '집단감염' 영향에 주목
코로나 방역 모범국 대만에서 16일(현지시간) 코로나 19 지역 감염자가 206명 나왔다. 지난 15일에는 하루 지역 감염자가 180명으로 첫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조기 봉쇄에 성공했던 대만은 지금까지는 누적 감염자가 1200명대 수준, 누적 사망자는 12명에 그쳤다. 그나마도 감염자는 대부분 해외 입국자 위주였다.
그러던 것이 지난 14일 지역 감염자가 29명 발생한 데 이어 16일에는 206명으로 크게 늘었다. 16일 대만 중앙유행병지휘센터는 전체 신규 확진자 207명 중에서 국내 감염이 206명, 해외 유입이 1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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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집·오락실 등 '집단감염'에 주목
보건당국은 타이베이 완화(萬華) 지역의 찻집, 라이온스 클럽, 북동부 이란(宜蘭)현 뤄둥(羅東)의 성인 오락장에서 집단감염(클러스터)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1일 대만 중앙 감염증 지휘 센터에 따르면 이란 현에 위치한 '갤럭시 바카라'(銀河百家樂)라는 이름의 성인 오락실에서 근무했던 30대 대만인 여성이 9일부터 오한과 발열 증상에 시달려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이 여성은 코로나 양성판정을 받았다.
현지 보건당국은 오락실이 밀폐·밀집된 공간인 데다 이용객들이 머무는 시간이 길다 보니 코로나 감염 위험이 비교적 높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다만 감염자는 새로운 변이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대만 정부는 15일 감염자가 많이 나온 타이베이와 신베이 2곳의 경보(거리 두기) 단계를 3단계로 격상했다. 격상된 거리 두기 조치는 오는 28일까지 2주간 적용된다.
대만에선 총 4단계의 거리 두기 단계가 있으며 타이베이와 신베이를 제외한 나머지는 2단계가 적용 중이다.
3단계에서는 야외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며 모임 인원은 실내 5명, 실내 10명으로 제한된다. 영화관·박물관·실내 수영장·놀이공원 등은 폐쇄되고 종교 활동도 허용되지 않는다. 대학 캠퍼스 내에 일반인 출입도 통제된다.
나이트클럽·술집·노래방 등에는 휴업 명령이 내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대만에서 사재기하지 말라는 정부의 당부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15일 대만에서는 주말을 맞아 화장지·라면·통조림·쌀 등을 파는 일부 매장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텅 비는 현상이 발생했다. 코로나가 다시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공포가 불러온 '사재기'로 보인다. 이에 대만 당국은 생필품 구매를 각 제품당 2개로 제한하고 나섰다.
대만 경제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생필품을 비축하지 말라"면서 "식료품 가게에 몰리는 것을 피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제조업체와 협력해 생필품 공급이 원활해지도록 정부가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코로나 확산 세가 심각하지 않던 탓에 대만의 백신 접종률은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까지 1차 접종을 마친 사람은 18만6000여 명으로 대만 전체 인구의 0.8%이다.
이런 가운데 14일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담화를 통해 오는 7월 말부터 대만이 자체 개발한 첫 번째 백신을 공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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