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뷰⑨] 에리나 "한국서 활동하는 일본인 유튜버가 신기한가요?"
'일본 편의점 먹방' 시리즈 200~300만뷰
<편집자 주> 유튜브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MZ 세대의 새로운 워너비로 떠오른 직업이 크리에이터다.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내며 저마다의 개성 있는 영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학창시절 한국인 언니와 펜팔을 하던 것이 계기가 돼 한국을 알게 됐고, 한국어에 흥미를 갖게 된 에리나. 그는 펜팔을 하던 한국인 언니를 만나러 고등학생 때 한국을 첫 방문했고 직감했다. 한국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걸.
그렇게 에리나는 스무살 때 한국에 건너와 올해 10년 째 생활하고 있다. 아무런 연고도 없던 이 곳에서 터를 잡고 지금은 41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가 됐다. 그가 유튜브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유튜버 네이브 덕분이다. '나라별 영어 발음 차이'란 콘텐츠에 에리나가 출연한 영상이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처음 유튜브 할 땐 네이브 오빠가 편집부터 영상 촬영, 콘텐츠 등에 대해 조언해주고 도와줘서 시작할 수 있었어요. 그 때가 벌써 5년 전이네요. 한국에서 유튜브가 대중화되기 시작할 때쯤 시작했죠."
그는 '먹방', '뷰티', '브이로그', '일본어 레슨' 콘텐츠를 만들어 올린다. 그 중 제일 인기가 높은건 단연 '먹방'이다. '해장에 좋은 일본 컵라면', '일본인이 처음으로 먹는 설날 음식 반응은?', '한국 편의점 음식 먹방' 시리즈, '홍어 챌린지' 시리즈, '일본 편의점 음식 먹방', '일본 맥도날드 메뉴 소개' 등의 영상을 올렸다. 양국의 특징을 살린 음식들을 소개하기도 하도 도전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구독자들은 작은 체구의 에리나가 일반인보다 3배 이상의 음식을 먹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20대 때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쪘다던 에리나는, 최근엔 '먹방'을 한 다음 날에는 음식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며 조절을 하고 있다.
"'일본 편의점 음식 먹방' 시리즈가 제일 반응이 좋았어요. 특이한 음식이나 도시락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더라고요. 지금 코로나19로 여행을 못가니 다른 나라 음식 먹는 것도 좋아해주시고요. 저는 사실 제가 많이 먹는다고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어요. 다른 사람들도 도시락 네개, 빵 세개 이 정도로 먹는게 보통이라고 생각했어요.(웃음) 저는 속이 안좋아질 때까지 먹기 싫어서 적당하게 먹은 것 뿐인데 말이죠. 그 때부터 제가 보통 사람보다 많이 먹는 편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먹방' 유튜버로 활동하기에 좋은 조건이죠?(웃음)"
에리나는 한국에 온 후, 어학원에 다닌지 6개월 만에 한국어를 완전히 습득했다. 배우고 배워도 새로 생겨나는 신조어가 생기는 것을 보고 이것도 자신의 콘텐츠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단어를 배우는게 재밌어요. 한국은 유행어나, 신조어가 많이 생겨나고 사라지기 때문에 이것도 잘 활용하면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일본인이 한국인보다 신조어를 많이 알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재밌어 해주더라고요."
한국어를 유창하게 잘한다는 건 이점이 훨씬 많았지만 단점도 있었다. 일본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한국인들의 미움을 받는 일이었다. 한 두 번 겪는 일은 아니지만 반일 정서는 언제나 그를 불편하게 만들고 상처가 된다.
"솔직히 말하면 음식도 잘 맞고, 한국의 밤 문화도 너무 좋은데 일본 싫어하는 분들을 만날 때마다 마음이 아파요. 제가 못알아듣는 줄 알고 일본을 욕하는 분도 많고, 일부러 들으라고 조롱하는 분도 있었어요. 그 때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많이 없더라고요. 물론 친절한 한국인이 더 많지만요"
그는 지난해 한국에서의 생활을 접고 미국으로 건너가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계획을 변경할 수 밖에 없었다.
"한국에 너무 오래 살아서 변화가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미국에 가서 영어를 공부하고 싶단 욕심이 생겨서 준비하고 있었어요. 미국에서도 유튜브는 찍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코로나19로 패닉이 온거죠. 그러면서 든 생각은 '역시 난 한국과 잘 맞아'였어요.(웃음). 미국엔 언제갈지 모르겠네요."
그는 한국말로 진행하던 콘텐츠를 이제 일본어로 방향을 바꾸고 한국에 대한 콘텐츠를 늘릴 생각이다. 코로나19로 한국에 못 오는 일본인들을 위해서다.
"일본어로 콘텐츠를 찍는게 쉽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한국인 구독자가 더 많기 때문에 제게는 또 하나의 도전입니다. 일본어로 말하고 한국어, 영어 자막을 넣을 거에요. 일본 친구들이 한국에 너무 오고 싶어해요. 빨리 코로나19가 끝났으면 좋겠어요."
그는 마지막으로 양국의 가교란 거청한 포부까진 아니지만 한국을 좋아하는 일본인의 작은 발걸음을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을 너무 좋아해서 한국을 알리는 콘텐츠를 앞으로도 많이 찍을 예정이니 많이 구경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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