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1년 세금 낮춰라..4년 성적 D학점" [전효성의 시크릿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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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만 4년이 지났다.
최근 인터뷰를 통해 만난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주거 복지에 힘쓴 부분은 있지만 시장 안정을 가져오지는 못했다"며 "진단과 처방이 시장의 불안을 가져왔다. 최종 학점은 D를 주겠다"고 전했다.
Q. 지난 4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면.
정부가 정책을 만들 때마다 전문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끊임없이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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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일변도, 정책 졸속 추진 아쉬움 전해
[한국경제TV 전효성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만 4년이 지났다. 25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은 우상향을 거듭했다.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어떤게 평가할까. 최근 인터뷰를 통해 만난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주거 복지에 힘쓴 부분은 있지만 시장 안정을 가져오지는 못했다"며 "진단과 처방이 시장의 불안을 가져왔다. 최종 학점은 D를 주겠다"고 전했다.》
Q. 지난 4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면.
"잘못된 진단으로 인해 서민들이 피해를 봤다. 정부가 출범할 때, 국토부 장관이 취임할 때도 '다주택자가 문제'라고 했다. 공급은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가 문제다' 이렇게 얘기했다. 그러다가 지난해부터는 공급이 문제다, 올해부터는 유동성이 문제다, 가구 분화가 문제다, 이렇게 진단이 계속 달라졌다.
처음부터 전문가들은 유동성과 공급 문제를 말했다. 정부는 지금까지 '그건 아니다' 얘기하다가 막판에 와서 그 얘기를 수용하기 시작했다. 제대로 된 진단을 했다면 처방도 달라졌을 거다. 규제 일변도, 수요 억제 조치가 이정도까지는 심해지지 않았을 거다. 선량한 피해자가 너무 많이 양산됐다."
Q. 정부는 수요 억제 정책을 고수해왔다. 언제쯤 정책을 선회했다면 좋았을까.
"처음부터 잘못했다고 본다. 기기묘묘한 정책들이 나왔다. 가장 특별한 건 12·16 대책이다. 9억원 이상 주택은 대출이 20%, 15억 이상은 0%, 이런 식의 규제다. 세계 최초다. 특정 지역을 투기 지역으로 묶는 조치는 과거에도 있었고 외국에도 있다. 어느 순간부터 상상을 초월한 정책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을 예상할 수 있는 근거를 잃어버렸다.
임대차 3법 통과다.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이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서민을 죽이는 정책이다. 이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제기했지만 어떤 보완책 없이 바로 시행됐다. 결국 작년 하반기부터는 전셋값이 크게 뛰었다. 단순히 가격이 오른다는 문제가 아니다. 전월세 사는 사람들이 집가진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힘든 사람이지 않나. 서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서민들이 더 힘들어지는 정책을 펼치고, 서민이 더 살기 힘든 결과를 초래했다. 정책 폐해와 보완책은 스터디하고 정책을 펼쳐야 하는데 너무 신념적으로 밀어부친 것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본다."
"
Q. 많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래도 정부에서 조금이라도 잘 한 부분을 꼽는다면.
"복지 정책이다.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했다. 두 번 정도 발표했는데, 그 부분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계층을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면 청년 가구, 신혼부부부터 소외계층까지 모두 포괄하면서 정책을 만들었다. 다만, 정책의 의도는 굉장히 좋지만 너무 많은 계층을 포함하다 보니까 '실제 내게 해당하는 정책은 뭐냐' '실질적으로 체감하기에는 아직 이르지 않나' 이런 아쉬움도 남는다.
Q. 정권 임기로 보면 거의 기말고사를 앞둔 셈이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 학점을 준다면.
"D정도가 아닌가 싶다. 처음에 진단과 처방이 잘못됐다는 게 크다. 또한, 정부 목표가 '서민을 보호하고 살리자' 이게 가장 큰 모토였다. 줍줍족이라는 말이 나오고, 벼락 거지라는 말이 나온다. 이런 현실을 보면 부자들은 약간 귀찮은 정도가 된 것 같고, 서민과 중산층은 거의 붕괴까지 가게 된 것 같다. 처음 정부의 모토를 정면으로 깨는 결과가 나왔다. 매번 '1년 뒤 보면 된다' '곧 안정된다' 이런 얘기를 몇 번 했다. 1년 참을 수는 있겠지만 지금 몇 년 동안 같은 얘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런데 결국은 시장이 안정되지 않았다.
정부가 정책을 만들 때마다 전문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끊임없이 지적했다. 적어도 보완책을 고민을 하고 정책을 내야 했다. TV토론에 많이 나갔는데 어떤 부작용을 지적하면 '우리는 그런 거 안 생긴다' 이렇게 얘기하고 넘어간다. 정책을 발표하면서 '보완책을 만들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걸 많이 들었다. 이건 정책이 그냥 날림이었다는 걸 자기들이 자인하는 거다."
Q. 학점을 D 주겠다고 했다. 그래도 +, -를 붙일 수 있지 않나. 플러스를 받기 위해 남은 1년 어떤 정책을 펴야 한다고 보나.
"지금 나와 있는 정책을 뒤엎는 게 제일 낫다. 그런데 이제와서 그건 못할 것 같고. 적어도 한 가지는 할 필요가 있다. 세제 완화다. 억울하게 피해를 본 사람이 너무 많다. 연금 생활자, 건강보험료가 올라가서 피해를 본 기초생활수급 탈락자, 이런 사람들이 많다. 또한, 임대 사업자 중에 생계형 임대 사업자도 굉장히 많다. 반지하방, 옥탑방을 임대하는 거는 진짜 생계형이다. 그런데 임대사업자를 투기꾼으로 몰아서 부담을 높였다. 이런 것들은 구제해줘야 한다.
적어도 '진짜 서민을 위한 게 뭐냐'를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한 정책들은 단기적으로 서민을 위한 정책일 수 있겠지만 대부분 중장기적으로 서민을 더 힘들게 만드는 정책들이다. 진짜 서민에게 유리한 것이 무엇인지 반성해보고 그런 것들이라도 풀어주는 게 맞지 않겠나 보고 있다.
전효성기자 zeo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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