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김하성, '코리안 빅리거 맞대결' 이뤄질까
[양형석 기자]
'코리안 메이저리거' 김광현과 김하성의 첫 빅리그 맞대결 성사가 유력해졌다.
세인트루이스카디널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광현은 오는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리는 2021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할 예정이다. 비록 승운은 따르지 않지만 최근 4경기 연속 1실점 투구를 하며 시즌 평균자책점을 2.74로 낮춘 김광현은 부상 선수가 많은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시즌 2승에 도전한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LA다저스 시절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통산 11경기에 등판해 8승1패 평균자책점2.06이라는 극강의 투구내용을 선보인 바 있다. 야구팬들은 김광현 역시 류현진처럼 샌디에이고를 압도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야구팬들이 이번 샌디에이고전을 기다리고 있는 이유는 또 하나가 있다. 바로 샌디에이고에는 또 한 명의 코리안 빅리거 김하성이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KBO리그서 30번 넘게 맞대결, 빅리그에서는?
김하성이 2014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했을 때 김광현은 한국시리즈 3회 우승을 이뤄낸 KBO리그 최고의 좌완투수였다. 2014년 뇌경색 후유증을 극복한 김광현은 13승9패 평균자책점3.42로 건재를 과시한 반면에 루키였던 김하성은 서건창, 강정호, 김민성(LG 트윈스)으로 이어지는 히어로즈의 강한 내야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나마 잠재력을 인정 받아 60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 .188로 신인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선배 강정호가 메이저리그로 떠난 2015년부터 히어로즈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물려 받아 빠르게 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성장했다. 주전 2년 차였던 2016년 20-20클럽에 가입한 김하성은 2017년 3할 타율을 기록했고 2018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휩쓸었다. 김광현 역시 팔꿈치 수술로 재활에 집중한 2017년을 제외하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두 자리 승수를 기록했다.
김광현과 김하성은 KBO리그에서 통산 31차례 맞대결을 펼쳐 김하성이 30타수10안타(타율 .333)1볼넷으로 비교적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김광현의 KBO리그 통산 피안타율이 .253인 점을 고려하면 김하성은 리그 최고의 좌완 투수 김광현을 비교적 잘 공략한 셈이다. 17일에도 두 선수의 투타 맞대결이 성사된다면 아무래도 김하성보다는 선배인 김광현 쪽이 더 많은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세인트루이스는 주전 유격수 폴 데용이 갈비뼈 미세 골절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가 한 동안 경기에 나갈 수 없다. 마이크 쉴트 감독은 유틸리티 플레이어 토미 애드먼을 유격수로 이동시키고 베테랑 맷 카펜터에게 2루를 맡기고 있다. 하지만 카펜터는 어깨 부상 여파와 적지 않은 나이(만35세) 때문에 넓은 수비범위를 소화할 수 없다. 따라서 데용의 부재는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적잖은 변수를 가져 올 확률이 높다.
샌디에이고를 덮친 코로나19, 김광현에겐 호재?
세인트루이스도 데용의 부상으로 포지션 변화가 불가피하지만 부상 변수가 많은 것은 샌디에이고 쪽이 훨씬 심하다. 샌디에이고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윌 마이어스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고 에릭 호스머, 주릭슨 프로파, 호르헤 마테오까지 총 5명이 코로나19 이슈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여기에 불펜 필승조 드류 포머랜츠마저 어깨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전력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광현과 맞대결을 펼칠 샌디에이고의 선발투수는 2018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의 유망주 라이언 웨더스. 지난 4월4일 빅리그에 데뷔한 루키 웨더스는 현재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자신에게 어울리는 보직을 찾고 있다. 가지고 있는 모든 구종을 효과적으로 제구하는 체격 큰 좌완 투수라는 점에서 류현진이 연상된다고 이야기하는 야구팬도 적지 않다(물론 커리어는 류현진과 비교할 수 없다).
김광현과 김하성의 맞대결에서 한국 야구팬들이 가장 원하는 그림은 김광현이 샌디에이고 타자들을 압도하며 승리를 챙기고 김하성은 김광현에게 안타를 치며 타율을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승패를 떠나서 KBO리그를 대표하던 두 스타 선수가 빅리그에서 맞대결을 벌인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야구팬들에겐 큰 선물이 될 것이다.물론 이 선물은 17일 경기에서 김하성이 선발 명단에 포함돼야만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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