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정] 8년 만의 최단 기간 5승, '올해는 다른' 인천
[풋볼리스트] 서호정 기자 = 인천유나이티드는 창단 후 한번도 강등을 경험하진 않았다. 승강 플레이오프도 늘 피해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승강제 도입 이하 대부분의 시즌마다 강등 위기에 시달린 팀이다. 그 덕에 '생존왕'이라는 캐릭터를 얻고 찬 바람이 불면 '가을의 전설'을 썼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더 짙은 강등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게 현실이었다.
2019년과 2020년 힘겹게 잔류에 성공한 인천은 2021년은 시즌 준비에서부터 이전과 다른 선택을 했다. 조성환 감독, 그리고 임중용 전력강화실장이 두 축이 돼 수비라인에 믿음직한 베테랑을 보강하고, 검증된 외국인 선수를 확보했다. 시즌 초반 부진이 길어진 실패의 패턴을 더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였다. 인천 팬들도 2021시즌을 맞으며 '킹해는 갓르다'고 외쳤다. '올해는 다르다'는 표현에 강한 믿음을 의미하는 수식어인 킹과 갓을 더하며 강등권에 머물고 싶지 않다는 열망을 담았다.
5월 15일 인천은 홈에서 광주FC에 역전승을 거두며 리그 5승을 달성했다. 강원을 상대로 4승을 달성하고 13일 만이었다. 인천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성과였다.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이른 시점에 리그 5승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에 인천은 7위를 기록(당시 1부 리그 14개팀 체제)하며 마지막으로 상위그룹(당시 스플릿A)에 진출했다. 이후 인천이 기록한 최고 순위는 2015년의 8위였는데 그 시즌에도 5승 달성은 18라운드 시점의 일이었다.
※ 인천 5승 달성 시기와 최종순위 ※
2013년 12라운드, 7위, 스플릿A(현 파이널A) 진출
2014년 23라운드, 10위
2015년 18라운드, 8위
2016년 21라운드, 10위
2017년 27라운드, 9위
2018년 27라운드, 9위
2019년 31라운드, 10위
2020년 23라운드, 11위
2021년 16라운드, ?위
2014년부터 작년까지 7년 동안 인천의 5승 달성 시점은 평균 24라운드 이후였다. 2019년에는 38라운드 체제에서 31라운드, 2020년에는 27라운드 체제에서 23라운드에 5승을 달성했다. 자연스럽게 팀 성적도 강등 팀과 승점 1점과 2점 앞서며 간신히 잔류했다.
올 시즌 인천이 강등 위기를 자초한 슬로우 스타터는 아니라는 뜻이다. 2라운드 대구전에서 첫 승을 달성한 인천은 5라운드에서 수원FC를 상대로 2승째를 올렸다. 이후 6라운드부터 10라운드까지 5경기에서 1무 4패를 기록하며 부진에 빠졌지만 11라운드 성남전 3-1 승리를 기점으로 살아났다. 최근 6경기에서는 3승 2무 1패를 기록, 안정적인 승점 쌓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 16라운드 시점 인천의 승점과 순위 ※
2013년 27점, 4위
2014년 10점, 12위
2015년 19점, 10위
2016년 12점, 11위
2017년 12점, 11위
2018년 10점, 12위
2019년 10점, 12위
2020년 8점, 12위
2021년 18점, 7위
전체적인 페이스를 보면 최종 8위를 기록했던 2015년과 가장 흡사하다. 순위는 올해가 16라운드 시점에서는 3계단 더 높지만,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서울과 성남이 3경기를 덜 치렀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순위 경쟁도 역대급이라 할 정도로 치열한 부분도 주목해야 한다. 2015년 16라운드 당시 인천은 승점 19점으로 10위였는데 11위 부산은 16점이었고, 9위 울산(19점), 8위 성남(19점), 7위 광주(20점), 6위 제주(21점)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2015년처럼 여유 있는 잔류를 기대할 수 있는 페이스라는 점에서 지금 분위기는 인천 팬들에게 기쁨을 줄만 하다. 하지만 아직 안도하기는 이르다. 1경기를 덜 치른 최하위 광주는 승점 13점으로 인천과 5점 차다. 16라운드까지의 페이스 중 최근 6경기의 분위기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조성환 감독은 14라운드 대구전을 앞두고 "지금까지 우리 자신의 실수로 잃은 승점이 4점 정도는 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한 바 있다. 문지환의 퇴장으로 분위기가 뒤집히며 역전패를 당했던 7라운드 광주 원정이나 종료 직전 실점으로 패한 4라운드 서울과의 홈 경기가 대표적인 경우다. 조금 더 승점 관리에 신경을 쓰고,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조성환 감독의 지적이다.
16라운드 광주전 역전승은 의미가 컸다.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컨디션을 좀처럼 올리지 못하던 간판 골잡이 무고사, 그리고 슈퍼서브 송시우가 각각 시즌 첫 골로 승리를 이끌었다. 무고사 없이 시즌의 1/3을 이끌어 온 조성환 감독으로선 이들의 득점포가 아길라르, 네게바, 김현 등과 시너지 효과를 줄 거라는 믿음을 얻었다.
수비라인도 재정비에 성공했다. 인천은 올 시즌 3실점 이상 경기가 총 4번이고 5실점 경기도 1차례 있다. 수비의 기복을 잡는 게 중요한데 오반석이 부상에서 돌아오고, 델브리지가 리그에 대한 적응을 마치며 김광석과 함께 단단한 3백을 형성하게 됐다. 오른쪽으로 이동한 뒤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오재석과 달리 왼쪽 윙백에 대한 고민이 컸지만 광주전에서 강윤구가 맹활약하며 또 다른 고민도 해소했다.
그 밖에 이강현의 발굴, 이태희와 김동헌의 경쟁 체제가 시작된 골키퍼, 경기장을 넓게 쓰며 공간 활용을 하는 조성환 감독의 전술적 색채 속에 빛나는 주장 김도혁 등 최근 팀의 안정적 승점 쌓기는 전반적인 팀의 호조 속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만, 입대를 앞둔 문지환, 정동윤, 지언학의 공백을 메우는 건 새로운 과제다. 반대 급부로 문창진과 김보섭이 전역을 하지만 중앙 미드필더, 그리고 측면 수비에 뎁스를 더할 보강은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오는 21일 열리는 8위 수원FC와의 일전도 중요하다. 인천과 수원FC의 승점 차는 1점에 불과하다. 현재 하위 그룹에서 기세가 좋은 두 팀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상위 그룹과 경쟁하느냐 다시 강등권의 추격에 시달리느냐가 정해진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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