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레만스 결승골·슈마이켈 선방쇼, 레스터 시티 창단 첫 FA컵 우승

김영서 2021. 5. 16.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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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에서 승리한 후 기뻐하는 레스터 시티 선수들. 사진=게티이미지

레스터 시티가 다섯 번째 도전 끝에 창단 첫 FA컵 정상에 등극했다.

레스터 시티는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 잉글랜드 FA컵 결승전에서 첼시를 1-0으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레스터 시티는 1969년 이후 52년 만에 진출한 FA컵 결승전에서 우승하는 감격을 맛보았다. 4번의 실패 끝에 얻어낸 정상의 자리였다. 반면, FA컵과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하여 내심 2관왕을 노렸던 첼시는 우승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레스터 시티는 제이미 바디, 켈레치 이헤아나초 투톱을 앞세운 3-4-1-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공격형 미드필더 아요세 페레스 뒤에 윌프레드 은디디, 유리 틸레만스가 배치됐다. 루크 토마스와 티모시 카스타뉴가 윙백이었다. 스리백은 찰라르 쇠왼쥐, 조니 에반스, 웨슬리 포파나였다. 골기퍼는 카스퍼 슈마이켈이었다.

이에 맞서는 첼시는 3-4-2-1 포메이션이었다. 티모 베르너 뒤에 메이슨 마운트, 하킴 지예흐가 있었다. 중앙 미드필드 조르지뉴, 은골로 캉테의 양 옆에는 마르코스 알론소와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가 윙백을 맡았다. 스리백은 안토니오 뤼디거, 티아고 실바, 리스 제임스였다. 골기퍼는 케파 아리사발라가였다.

경기 초반에는 첼시가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14분 뤼디거가 조르지뉴의 패스를 받아 슈팅을 시도했지만 빗나갔다. 28분에도 실바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베르너와 아스필라쿠에타의 머리에 스치지 않고 골대 옆으로 벗어났다. 첼시는 전반전에만 8개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유효슈팅은 하나도 없었다. 레스터 시티가 5번 슈팅을 시도했다. 첼시는 볼 점유율에서도 56% 우위를 점했다.

골을 넣은 후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는 유리 틸레만스. 사진=게티이미지

하지만 골망을 먼저 흔든 팀은 레스터 시티였다. 후반 18분 첼시 진영에서 토마스가 전방 압박을 하며 공을 가로챘다. 토마스는 중원에서 파고들던 틸레만스에게 연결했다. 틸레만스는 상대 수비가 열린 틈을 놓치지 않고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골문 구석을 노렸다. 선취 득점이 나왔다. 틸레만스는 전반 내내 수비에 많이 가담하다 맞이한 한 번의 기회에서 자신의 득점력을 보였다.

첼시는 경기 막판 동점골 을뽑아냈지만, VAR 판독 끝에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후반 43분 실바가 중원에서 벤 칠웰에게 크로스로 꽂아줬다. 칠웰이 크로스를 받아 슈팅한 공이 레스터 시티 수비수 모건 휘테이커를 맞고 극적인 동점골로 이어졌다. 하지만 주심이 오프사이드 비디오 판독(VAR)을 한 결과, 침투 과정에서 칠웰의 왼쪽 겨드랑이가 첼시 수비라인을 넘었다는 판정이 나와 무효 골로 선언됐다.

이날 경기에서 첼시는 강력하게 공격을 펼쳤지만, 레스터 시티 골기퍼 슈마이켈의 선방이 이어졌다. 후반 32분 1-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칠웰의 헤더를 슈마이켈이 손가락 끝으로 간신히 막아냈다. 이어진 후반 41분에는 마운트의 왼발 슈팅을 몸을 날리면서 한 손으로 쳐냈다. 강력한 슈팅이 동점골로 연결되면 분위기가 뒤집힐 수 있었던 위기였다. 영국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슈마이켈이 3차례 결정적인 선방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1골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수비에 총력을 기울인 레스터 시티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대망의 우승을 확정지었다. 다섯 번째 도전 만에 우승컵을 품었다. 레스터 시티는 이번 시즌을 포함해 총 다섯 차례 FA컵 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네 번의 준우승(1948~49, 1960~61, 1962~63, 1968~89)에 머문 바 있다. 우승을 확정짓자 브랜든 로저스 감독과 선수들은 포효하며 기뻐했다. 반면 첼시 선수들은 통산 9번째 FA컵 우승을 놓치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영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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