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뭐약] 당뇨병 주사제, 저혈당 걱정 없이 맞으려면?
1형 당뇨병 환자나 2형 당뇨병을 오래 앓은 사람들에게 당뇨병 자가주사제는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다. 하지만 당뇨병 자가주사제는 매일 맞아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고, 매번 주사 통증도 견뎌야 한다. 자칫하면 주사 후 저혈당 쇼크가 생길 수 있어 주사를 맞을 때마다 부작용까지 걱정해야 한다.
부작용과 통증 없이 당뇨병 자가주사제를 맞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당뇨병 자가주사제, 꼭 맞아야 할까?
주사자체에 거부감을 느껴 당뇨병 자가주사제는 사용하지 않고, 경구용 약만 복용하고 싶어하는 당뇨환자들이 있다. 그러나 경구용 당뇨약은 당뇨병 자가주사제를 대체할 수 없다. 당뇨환자는 몸에서 인슐린 분비가 잘 안 되거나 인슐린이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기에 외부에서 인슐린을 보충해 줘야 하는데, 인슐린은 현재 주사로만 투여할 수 있다.
당뇨병 자가주사제는 ▲인슐린 주사 ▲GLP-1(글루카곤 유사펩티드-1) 수용체 작용제 ▲인슐린과 GLP-1 두 가지를 혼합한 복합제가 있다.
당뇨병 주사 후 저혈당 쇼크, 예방할 수는 없을까?
간혹 당뇨병 주사제를 맞고 저혈당 쇼크가 생겨 쓰러졌다는 사람의 얘기를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저혈당은 혈당이 70mg/dL 미만일 때를 말한다. 저혈당은 증상이 느껴질 때 즉시 대처해야 저혈당 쇼크로 쓰러지는 일을 예방할 수 있다.
병원약학교육연구원 내분비약료분과 홍소연 위원(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약제부, 내분비질환약료 전문약사)는 "저혈당 증상을 느끼는 혈당은 개인마다 다르므로, 식은땀, 손떨림, 가슴 두근거림, 집중력 장애, 멍한 느낌 등의 저혈당 증상이 있으면 즉시 혈당을 측정해보고 만약 70mg/dL 이하라면 즉시 저혈당 응급식품(15~20g 당질)을 섭취하고 휴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응급식품을 섭취하고 15분 휴식 후 다시 혈당을 측정하여 여전히 혈당이 낮거나 증상이 지속한다면 당질을 한 번 더 섭취하고, 휴식 후 혈당 측정하는 과정을 반복하라"고 밝혔다. 혈당 조절 후 혈당은 80~130mg/dL가 적절하다.
저혈당 응급식품(15~20g 당질)으로는 ▲콜라나 주스 3/4컵(175mL) ▲사탕 3~4개 ▲설탕 15g(각설탕 세 조각) ▲꿀 한 숟가락(15mL) ▲요구르트 100mL, 포도당 정제 3정 등을 추천했다. 초콜릿 등 지방이 함유된 간식은 흡수되어 혈당을 올리는 속도가 느리므로 추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홍 약사는 "저혈당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 음식을 먹게 되면 고혈당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저혈당 응급식품은 한 가지만 먹는 게 좋고, 회복 후 1시간 이내에 식사할 수 없다면 다시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기에 단백질이 포함된 음식을 추가로 먹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운동 전후, 또는 운동의 강도가 변하거나 운동시간이 길어질 때, 음주 후에는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자가 혈당을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홍소연 약사는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이 간에서 당을 생성하는 작용을 막기에 음주를 한 다음 날 아침에도 저혈당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꼭 혈당 측정을 하고 아침을 거르지 않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당뇨병 주사제, 약효 시간 길수록 좋은 약일까?
자신이 사용하는 당뇨병 주사제의 약효지속 시간은 4시간인데, 이웃이 쓰는 당뇨병 주사제의 약효 시간은 36시간인 것을 본 적 있을 것이다. 이를 두고 의사가 나에겐 좋지 않은 약을 처방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홍소연 약사는 "인슐린은 약효의 발현시간과 약효의 지속시간에 따라 초속효성, 속효성, 중간형, 지속형, 초지속형, 혼합형으로 구분되는데, 이는 환자의 혈당과 생활 습관 등에 따라 다르게 사용한다"고 밝혔다. 홍 약사에 따르면, 약효 시간이 짧은 초속효성 인슐린 주사제는 식사 직전 또는 식사 직후에 주사한다. 식후 혈당을 조절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지속형 인슐린은 24시간 간격으로 한 번만 사용한다. 식사와 관계없이 상승해 있는 기저 혈당을 낮추기 위해서다.
홍소연 약사는 "환자의 혈당 조절 양상, 식사 및 생활 습관 등을 고려해 가장 알맞은 인슐린 제형을 선택해 처방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슐린의 약효 시간이 길수록 더 좋은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주사 통증, 줄일 수 있는 방법 없을까?
매일 주사해야 하는 당뇨병 주사제는 다른 주사에 비해 통증이 적은 편이다. 그렇지만 매일 따끔한 통증을 견뎌야 하는 일은 쉽지 않다. 다행히 조금 덜 아프게 당뇨병 주사제를 맞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당뇨병 주사제를 맞아야 한다면 온도, 근육 이완, 속도를 기억해보자.
홍소연 약사는 "인슐린 주사를 놓기 전 주사액이 너무 차갑지 않도록 주사 30분 전 인슐린을 미리 꺼내 두면 주사 통증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약사는 "근육이 긴장되면 통증이 커지므로 심호흡을 해 긴장을 풀고 주사부위의 근육을 이완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천천히 주사하면 통증이 더 생길 수 있기에 되도록 빠르게 주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삿바늘을 재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도 전했다. 홍 약사는 "주삿바늘을 재사용할 경우 바늘이 무뎌져 통증을 유발하므로 반드시 1회만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가주사제, 계속 같은 부위에 놔도 될까?
여러 부위에 주사자국이 남는 게 싫어 한 곳에만 주사를 놓는 당뇨환자들이 있다. 만일 한 곳에만 주사를 놓고 있다면 당장 주사 위치를 바꿔보자. 계속 같은 곳에만 당뇨병 주사제를 놓으면, 기껏 주사를 맞고도 인슐린 치료 효과는 얻지 못할 수도 있다.
홍소연 약사는 "인슐린을 같은 자리에 반복적으로 주사하는 경우, 주사부위의 지방조직이 두꺼워지고 단단해지는 지방이상증이 발생해 약물의 흡수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뇨병 주사 부위는 배꼽 주위 5cm 바깥쪽 전체를 사용하고, 주사 부위는 최소한 2cm 간격을 두고 순회하며 주사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홍 약사는 "복수가 있거나 흉터가 심한 경우, 만삭의 임산부 등 복부에 주사할 수 없는 경우는 상완부, 대퇴부, 둔부 등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복부와 마찬가지로 다른 부위에 주사를 놓을 때도 적당한 간격을 두고 순회하며 주사해야 한다.
당뇨병 주사제, 냉장·냉동 보관해도 될까?
당뇨병 주사제는 매일 투약해야 하기에 대량구매 후 보관하는 경향이 있다. 더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 음식처럼 냉동보관하려는 경우가 있는데, 당뇨병 주사제는 반드시 냉장보관해야 한다.
홍소연 약사는 "사용하지 않은 새 인슐린은 얼지 않도록 주의하며 냉장(2~8℃)에서 보관해야 하며, 김치냉장고, 냉동실에서 보관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봉해 사용 중인 인슐린은 직사광선을 피하여 실온(15~30℃)에서 보관하고, 냉장고 재보관이 가능한 제품도 있으므로 사용하는 제품의 설명서를 잘 읽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때 약물이 누출되거나 오염되지 않게 주삿바늘을 끼운 채로 약을 보관해서는 안 된다. 또한 "GLP-1 수용체 주사제는 사용 전에는 냉장보관(2~8℃), 사용 후에는 실온(15~30℃) 또는 냉장보관(2~8℃)을 권한다"고 밝혔다.
홍 약사는 "너무 춥거나 더운 날씨로 인해 인슐린 제조사에서 권고하는 적절한 보관 온도 유지가 어렵다면, 보온병 또는 인슐린 보관 지갑 등에 넣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당뇨병 주사제는 냉장보관하더라도 유통기한을 꼼꼼해 확인해야 한다. 인슐린 주사제는 개봉하지 않은 경우, 제품에 표시된 유효기간까지 보관 가능하다. 개봉 후 보관 가능 기간은 보통 4주 정도지만 제품마다 다르다. 짧게는 2주부터 길게는 8주까지 다양하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개봉 후 30일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2가지 종류의 인슐린 병을 혼합해 주사하는 경우에는 혼합 즉시 사용해야 한다.
사용한 주사제 바늘 안전하게 폐기하려면?
당뇨병 주사제는 사용하고 나서 처리도 신경 써야 한다. 특히 찔림 사고 예방을 위해 사용한 주사제 바늘은 전용 밀폐 용기나 단단한 통에 넣어 버려야 한다.
홍소연 약사는 "다회용 펜 주사를 사용한 다음, 주삿바늘은 겉뚜껑을 끼운 채 돌려서 펜과 분리하고 나서 딱딱한 밀폐용기에 넣어 밀봉하여 안전하게 폐기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회용 주사제는 사용 후 그대로 딱딱한 밀폐용기에 넣어 밀봉하여 안전하게 폐기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홍 약사는 "가득 찬 밀폐 용기는 올바른 폐기 방법에 대해 지역 주민센터에 확인하거나 진료받은 병의원에 문의해 안내에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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