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아들에 그 친구까지 동원..아빠의 잔혹한 납치살해
강원도 정선에서 채무자를 폭행·살해한 뒤 암매장한 50대 남성과 그의 아들, 아들 친구 2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강원경찰청과 정선경찰서는 납치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A씨(56)와 그의 아들 B군, B군의 친구 2명 등 4명을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경기도 오산에 거주하는 A씨 등은 지난 10일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해 강원도 정선에서 식품설비업을 하는 C씨(66)를 찾았다가 그를 납치한 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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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이틀째 출근 안 한다" 신고받고 수사 착수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정선에 도착한 뒤 “점심 먹으러 가자”며 C씨를 데리고 나갔다. 인근 영월에서 점심을 마치 뒤 다시 정선으로 돌아온 A씨 일행은 정선읍이 한 하천 변에서 C씨를 폭행했다. C씨가 실신하자 흉기로 살해한 뒤 하천 변에 묻었다.
A씨 등의 범행은 “점심을 먹고 오겠다”며 나간 C씨가 이틀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직원의 신고로 드러났다. C씨 회사의 직원은 지난 12일 경찰에 신종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C씨가 운영하는 설비업체와 주변 폐쇄회로TV(CCTV) 영상 등을 분석, 지난 10일 점심시간 이후 C씨의 행적이 확인되지 않는 데다 휴대전화 전원이 꺼져 있는 점으로 미뤄 그가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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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위치추적…범행 사흘 뒤 오산에서 일당 체포
C씨의 휴대전화 위치정보시스템(GPS) 자료 등을 근거로 수사망을 좁힌 경찰은 범행 사흘 만인 지난 13일 경기도 오산에서 A씨 일행을 감금 혐의로 체포한 뒤 조사를 벌였다. 경찰이 지난 10일 행적과 C씨와의 만남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하자 아들 B군과 B군 친구 1명이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
A씨 일행을 납치살인 등 혐의로 긴급 체포한 경찰은 지난 14일 오후 2시30분쯤 범행 장소인 정선의 하천 변에서 C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조사 결과 같은 업종에 종사했던 A씨는 10년 전 C씨에게 식품설비를 빌려준 뒤 C씨가 이 설비를 처분하면서 대금 1억5000만원가량을 돌려받아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B군과 친구 2명은 “A씨가 범행을 주도했다”는 취지로 범행을 시인했다고 한다. 반면 A씨는 “더는 말하지 않겠다”며 별다른 진술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일행의 신병을 확보한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정선=박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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