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왜 표창원!"..류호정·문정복이 꺼낸 국회 반말史

김효성 2021. 5. 1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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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28) 정의당 의원과 문정복(54) 더불어민주당 의원 간 ‘반말’ 설전의 앙금이 15일까지 풀리지 않고 있다.

발단은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준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도자기 논란’을 지적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에게 문 의원이 다가가 항의한 것이었다. 문 의원이 “‘당신’(박 전 후보자)이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것 같아서 (사퇴했다)”라고 말하자 옆에 있던 류 의원이 “당신?”이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문 의원은 “야! 어디서 감히! 어디서 목소리를 높여!”라고 지적했고 이에 류 의원도 “우리 당이 만만한가? 저기(국민의힘)에는 한 마디도 못하면서 여기(정의당)에 와서 뭐하시는 건가!”라고 응수했다.

두 사람 간의 설전은 양당 갈등으로도 번질 조짐이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14일 “(문 의원이) 사과조차 거부하는 것은 의회의 명예를 두 번 실추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하자 민주당에선 “정의당이 너무 뻗댄다”(한 당직자)고 반발했다.


“장제원!” “왜 표창원!”
국회의원 간 반말 설전은 낯선 풍경은 아니다. 2016년 12월 초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 국면에서 민주당과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갈등이 최고조가 달했을 때에도 있었다. 당시 표창원(55) 민주당 의원이 새누리당 의원단이 포함된 ‘탄핵 반대 의원 명단’을 SNS에 올리자 새누리당 의원단은 크게 반발했다. 긴장감 속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장제원(54) 새누리당 의원이 진선미 민주당 의원 발언 도중 자리를 뜨면서 언쟁이 시작됐다.

장재원 새누리당 의원(오른쪽)과 표창원 민주당 의원이 2016년 12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뉴스1

▶표 의원=“하고 싶은 말 마음대로 퍼 놓고 그냥 가는 게 예의입니까.”
▶장 의원=“할 짓을 해야지 말이야.”
▶표 의원=“뭐? 장제원!”
▶장 의원=“왜 표창원!”
▶표 의원=“이리 와봐. 할 짓?”
▶장 의원=“깡패야? 이리 와봐? 경찰이야?”
▶표 의원=“그래 경찰이다. 왜.”
▶장 의원=“국회의원 품위 지켜.”

두 사람은 여론 뭇매에 일주일 후 만나 사과했다. 우발적으로 벌어진 상황이라는 게 이들의 해명이었다.


이해찬 “너 나한테 한번 혼나볼래”
2019년 4월 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공직선거법 개정안)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려고 강행했을 때도 의원단 간의 언쟁이 벌어졌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단이 패스트트랙 지정을 반대하며 국회 본청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장 앞을 점거하자 이해찬(68) 당시 민주당 대표와 심상정(62) 정의당 의원이 함께 찾아왔다. 농성을 주도한 나경원(57) 한국당 원내대표가 “이해찬 대표, 심상정 의원님, 이렇게 국회 운영해도 돼? 이게 국회냐”라고 말하자 이 전 대표는 “너 나한테 한번 혼나볼래”라고 소리쳤다.

최경환 전 국민의힘 의원(가운데)은 원내대표이던 2014년 안철수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에서 자신을 비판하자 "너나 잘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중앙포토

국회 본회의장에서의 반말 논란도 있다. 2016년 7월 대정부질문에 나선 김동철(65) 국민의당 의원은 자신을 야유하는 이장우(56) 새누리당 의원에게 “말 함부로 하지마. 질문할테니까 간섭하지 말란 말이야”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이 의원이 “지금 어디에다가 반말하세요! 국민들 다 보고 있어요!”라면서 맞섰다. 2014년 4월 안철수(59)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공동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왜 대선 공약 폐기를 여당(새누리당)의 원내대표께서 대신 사과하느냐? 충정이냐, 월권이냐?”라고 말하자 당사자인 최경환(66)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너나 잘해!”라고 소리쳐 논란을 빚었다.

최근에는 혼잣말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인 김상희(66) 국회 부의장은 지난달 19일 대정부질문에서 허은아(48) 국민의힘 의원이 질의를 마치고 들어가자 “신났네, 신났어”라고 발언해 거센 항의를 받았다. 김 부의장은 이틀 만에 “혼잣말이 의도하지 않은 오해를 샀다”며 사과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정치학)는 “서로 간의 갈등도 풀지 못하는데 이해관계가 첨예한 국가 대소사를 어떻게 풀지 의문”이라며 “국회의원 간 동료의식은 물론 헌법기관으로서의 품격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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