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춘연 눈물로 보낸 이창동·이준익.."진정한 스타였다" [종합]

황지영 2021. 5. 1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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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故 이춘연 대표 영화인장 장례위원회

한국영화계 큰 별 고(故)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이 후배들의 배웅을 받으며 우리 곁을 떠났다.

15일 오전 10시 서울성모병원에서 고인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영화인장으로 치러져 장례위원장 김동호, 장례고문으로는 신영균, 정진우, 임권택, 황기성, 손숙. 장례위원으로는 강우석, 강제규, 고영재, 권영락, 김규리, 김두호, 김병인, 김서형, 김세진, 김영진, 김유진, 김인수, 명계남, 문성근, 민규동, 민병록, 박중훈, 박찬욱, 방은진, 배창호, 봉준호, 손예진, 신철, 안성기, 안정숙, 이병헌, 이용관, 이은, 이장호, 이준동, 이준익, 이창동, 유인택, 정상진, 정윤수, 정지영, 주진숙, 지상학, 차승재, 채윤희, 최재원, 최정화, 하정우. 준비위원으로는 김복근, 유창서, 이미영, 이진성. 대외업무는 이창세, 배장수, 오동진, 이무영 등으로 시대를 함께했던 영화계 선후배들로 구성했다.

김동호 위원장은 "우리 영화인은 고 이춘연 이사장을 보내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무엇보다 먼저, 졸지에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남편을, 아버지를 할아버지를 떠나 보내게 된 유가족 여러분께 뭐라 말씀 드릴 수 없는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지난 5일 동안 이 곳을 찾아와 고인을 추모하고 애도해주신 영화인 모든 분들께 유족을 대신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김 위원장은 고인을 보내며 "지난 5일 동안 빈소를 지키면서 노장과 소장을 가리지 않고, 신인과 위상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영화인들은 감독과 배우들이 빈소를 찾으면서 오열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정말 영화계의 큰 별이, 맏형이, 큰오빠가 우리 곁을 떠나갔다는 걸 실감했다. 고인께서는 영화계의 크고 작은 일, 좋은 일이라 불리는 모든 일을 도와주고 응원해주고 해결해주고 때로는 함께 고민하고 기뻐하면서 평생을 영화와 함께 살아오셨다"며 "앞으로 누가 그런 역할을 하게 될 지 정말 말씀드릴 수 없을 지경"이라 비통한 마음을 전했다.

추도사를 읽는 이준익 감독은 눈물을 보였다. "사람은 홀연히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신만큼은 이렇게 갑작스럽게 가시면 안 되는 거였다. 뒤에 남은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그저 막막할 따름이다. 1편의 이익보단 10편의 이익, 개인의 이익보다 전체의 이익이 좋다는 게 늘 형에게 들은 이야기다. 구현하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 정신을 안고 사느냐 버리고 사느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잘 하겠다. 형님 가신 빈자리, 잘 채우고 가겠다. 하늘에서 꼭 지켜봐달라. 하늘에선 제발 심장 멈추지 말고, 다시 만날 때 다시 그 모습 그대로 모습으로 도와주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병헌도 슬픔을 감추지 않았다. "대표님은 제 30년 영화 인생을 함께 해주신 분이다. 제겐 거산같은 분이시다. 넉넉한 그림자 같은 분이시다"며 "더 이상 뵐 수 없게 됐다는 비현실의 현실이 가슴을 친다. 비탄스럽다. 앞으로 10년 더, 20년 더 제게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셔야지 맞다"면서 함께 한 2002년 영화 '중독'을 떠올렸다. 또 "이제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떠나지 않으셨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듯이 보이지 않는다고 살아있지 않은 게 아니다. 저 이병헌이 끝까지 잘 하고 살아가는지 살펴봐달라"고 덧붙였다.

이창동 감독은 "믿어지지 않는다. 내가 이 자리에 서서 형의 조사를 읽게 됐다. 늘 농담을 좋아하던 형이었기에 이 자리 또한 형이 만들어놓은 장난스러운 자리가 아닌가 싶다. 지금이라도 나타날 것만 같다"며 고인의 죽음에 오열했다. 또 빈자리가 크다면서 "이제 한국 영화계는 이춘연이 없는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 이춘연이 없는 시대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한다. 스타가 많은 영화계였지만 이춘연은 늘 그 자리를 지켜온 진정한 스타였다"고 회상했다.

고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은 전라남도 신안 출생으로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연극영화학과 졸업 후 1970년대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다 1983년부터 영화계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1984년 ‘과부춤’을 시작으로 ‘접시꽃 당신’,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영웅연가’, ‘더 테러 라이브’ 등을 기획∙제작했고, 씨네 2000 대표로서 ‘여고괴담’ 시리즈를 제작해 한국 공포 영화의 새 지형을 열었다. 이 시리즈는 한국영화계의 신인 감독 및 배우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했다. 영화계 선후배들을 아우르며 한국영화의 중흥을 이끈 주역이기도 했다.

고인은 지난 11일 오후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회의에 참석한 뒤 귀가했으나,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향년 71세.

12일부터 치러진 장례식에는 강우석, 강제규, 김유진, 김의석, 김경형, 김태용, 민규동, 류승완, 박찬욱, 방은진, 배창호, 봉준호, 육상효, 임권택, 이장호, 이정국, 이정향, 이창동, 임순례, 정윤철, 정지영, 최동훈 감독 등을 비롯해 김영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채윤희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 주진숙 한국영상자료원장, 이준동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신철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 박광수 서울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정상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충직 전 전주영화제 집행위원장, 안정숙 전 인디스페이스 관장,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 배우 권율, 김규리, 김서형, 김수철, 김의성, 류승룡, 류현경, 박중훈, 송혜교, 안성기, 엄정화, 윤유선, 이병헌, 이선균, 장미희, 전도연, 전혜진, 정우성, 정진영, 조민수, 조진웅, 채령, 하정우, 한예리 등과 도종환 국회의원, 진선미 국회의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승수 전주시장 등 각계 각층이 조문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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