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경쟁 흔드는 '초선기수론'..최종 수혜자는 누구

정도원 2021. 5. 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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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당의 변화는 당의 얼굴에서 시작된다"
김은혜 "완전한 새 얼굴로 지도부 교체해야"
윤희숙도 숙고 중..초선 단일화 불가피할듯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에서 초선 의원으로서 당대표 출사표를 던진 김웅 의원(왼쪽)과 김은혜 의원 ⓒ데일리안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에서 '얼굴 교체'를 내세운 초선 의원들 도전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당권경쟁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초선기수론'의 최종 수혜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경기 분당갑의 만 49세 초선 김은혜 의원은 14일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김은혜 의원은 "역사적 사명에 대한 절실함이 초선인 나를 이 자리에 서게 했다"며 "국민들이 국민의힘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도록 완전한 새 얼굴로 지도부를 교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은혜 의원의 당권도전 선언은 김웅 의원에 이어 초선 의원으로서는 두 번째다. 앞서 김웅 의원은 지난 13일 "당의 변화는 당의 얼굴에서 시작된다"며 "내가 불가역적 변화의 시작이 되고자 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초선 윤희숙 의원도 전당대회 출마를 숙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초선 의원들은 이미 출마 선언을 했거나 준비 중인 5선 중진 조경태·주호영 의원, 4선 중진 권영세·홍문표 의원, 3선 윤영석·조해진 의원, 원외의 전직 4선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과 당권경쟁을 하게 될 전망이다.


초선 의원들은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당심(黨心) 70%·민심(民心) 30%의 방식으로 치러진다. '당심'이란 당규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규정' 제8조의2에 따라 구성되는 선거인단의 투표다. 선거인단은 3개월 이상 월 1000원 이상의 당비를 납부한 책임당원 전원과 당원협의회별로 50인 이내에서 추천한 당원들로 구성된다.


책임당원은 약 32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대구·경북이 26%, 부산·울산·경남이 24%로 영남 권역이 절반을 차지한다. 서울·인천·경기가 35%, 대전·충남북·세종이 11% 순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초선기수론'으로 출사표를 던진 초선 의원들의 지역구는 모두 서울·수도권"이라며 "책임당원의 밀도나 충성도·투표율 측면에서 불리한 요소가 있다"고 바라봤다.


선거인단 중에서 당협별로 50인을 추천하는 인원은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당협위원장이 사실상 좌우할 수 있는 표다. 이 표에 있어서도 초선 의원보다는 다선의 중진의원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초선 의원 여럿이 패기와 기세로 당권경쟁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결국 후보 단일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는 것은 이러한 요소들 때문이다. 초선 의원들이 후보 단일화를 한다면 시점·방식·결과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시점…22일 후보등록 이전에? 이후에 단일화?
방식…여론조사는 당연, '순차'냐 '원샷'이냐
결과…'베스트셀러 저자' vs '지상파방송 앵커'

오는 22일에 6·11 전당대회 후보등록이 이뤄진다. 이 때 4000만 원의 기탁금을 내야 한다. 30일 권역별 순회 합동연설회를 시작하기 전에 컷오프를 하게 될텐데, 컷오프를 통과하면 다시 4000만 원을 내야 한다.


비용적인 측면에서 보면 후보등록 전에 단일화를 해서 '대표선수'만 등록하는 게 경제적이다.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단일화를 ARS 여론조사로 한다면 복수 업체를 선정하더라도 비용이 1000만 원 안팎일 것"이라며 "단일화에 참여하는 여러 후보가 나눠낸다면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또는 단일화 협상이 여의치 않아 끝까지 가는 과정에서 후보 단일화가 후보등록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 지난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경선 과정에서의 단일화가 이러한 사례다. 박민식·이언주 전 의원이 각자 후보등록을 한 뒤에, 토론회까지 각자 참여했다가 막판에 여론조사로 단일화를 했다.


단일화 방식은 여론조사 외에 딱히 대안이 없다. '당심'을 반영하려면 당원명부를 확보해야 하는데, 일부 후보의 단일화를 위해 중앙당 사무처에서 명부를 내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이주영·조경태·한선교 의원이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중재 아래 책임당원 여론조사로 단일화를 추진했으나, 끝내 당원명부를 확보하지 못해 결국 일반국민여론조사로 단일화를 한 사례도 있었다.


복수 업체를 선정해서 여론조사를 돌리는 방식이 될텐데, '순차적 단일화'냐 '원샷 단일화'냐도 중요하다. '순차적 단일화'는 지난 2016년 8·9 전당대회 당시에 택했던 모델이다. 정병국·김용태 의원이 먼저 단일화를 한 뒤, 다시 주호영 의원과 단일화를 했다.


'원샷 단일화'는 성사되면 '시너지 효과'가 극적으로 높겠지만, 여럿이 협상 주체로 참여하므로 단일화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 또, '원샷'이 성사되지 못하면 실망감으로 '시너지 효과'가 감쇄한다는 위험성이 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경선 당시 박성훈 전 경제부시장까지 단일화하려다가 일정 지연 끝에 박민식·이언주 의원의 단일화만 이뤄졌는데 결국 '시너지 효과'도 거의 없었다.


초선 의원이 여럿 출사표를 던져 '바람'이 일어나고 있는데, 단일화까지 성사돼서 '초선 대표선수'가 나온다면 여론의 주목을 끌면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여럿이 함께 '초선기수론'을 끌고 왔지만, 단일화가 된다면 최종 수혜자는 한 명일 수밖에 없다. 2016년 8·9 전당대회 때도 '혁신단일후보'였던 주호영 의원이 당내 조직·세력 열세와 청와대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이정현 의원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일반국민여론조사 방식으로 단일화를 하게 되면 '인지도'가 핵심이다. 김웅 의원은 일찌감치 초선 의원으로 전당대회 출마 의지를 공공연히 피력해 이미 보도가 많이 나간데다가, '검사내전' 베스트셀러 저자 등으로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져 있다.


MBC에서 뉴스데스크·뉴스투데이 앵커를 맡았던 김은혜 의원의 인지도도 간과할 수 없다. 방송 출신은 지금까지 각종 인지도 기반 여론조사에서 항상 우위를 보였다. 2018년 원내대표 후보 단일화 당시 선수(選數)가 높고 여러 차례 원내대표에 출마한데다 '세월호 사고'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팽목항을 지켜 '팽목거사'라 불렸던 이주영 의원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예상을 뒤엎고 아나운서 출신으로 SBS '좋은 아침'을 진행했던 한선교 의원이 승리한 전례도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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