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글린다와 아기염소, 정선아의 이중생활
뮤지컬 배우 정선아는 지난 두 달 간 ‘이중생활’을 했다. 오즈를 다스리는 금발 마녀 글린다(뮤지컬 ‘위키드’)는 일요일이면 ‘아기염소’가 돼 가왕 자리를 두고 노래 실력을 겨뤘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만큼 바빴다. 뮤지컬 넘버와 가요는 목소리를 내는 법부터 달라 시간을 쪼개가며 보컬 수업도 받았다. “쉽지 않았지만, 덕분에 기량을 업그레이드했어요. 다양한 노래를 불러본 덕에 자신감도 늘었고요.” 최근 화상으로 만난 정선아는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처음 가왕이 됐을 땐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꿈같았어요. 그동안 왜 안 했을까 후회했을 만큼요. 배우는 작품을 하는 몇 달 동안 자기가 맡은 역할로 살잖아요. 그러다보니 방송에서 제 솔직한 모습을 보여드리기가 두려웠는데, ‘복면가왕’ 덕분에 용기를 얻었어요. 앞으로는 여건이 되는 한 여러 프로그램에서 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요즘 정선아가 품은 화두는 ‘희망’이다. “희망을 주는 노래가 좋아요. 희망이 보이지 않는 때조차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노래 말이에요.” 그가 ‘인생 모토’로 삼은 곡은 ‘지킬 앤 하이드’에 나오는 ‘어 뉴 라이프’(A New Life). 술집에서 쇼걸로 살며 학대당하던 루시가 지킬을 만난 뒤 새로운 삶을 만들겠다고 다짐하는 노래다. 2006년 루시 역으로 ‘지킬 앤 하이드’ 무대에 올랐던 정선아는 이 곡을 부르며 자신 또한 힘을 얻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전에 내 삶이 어땠든, 얼마나 힘들었든, 내겐 새로운 인생이 있고 또 다른 빛이 올 거라고 말하는 노래다. 내 삶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만 18세에 처음 무대에 섰다. 일찍부터 실력을 인정받아 웬만한 대극장 뮤지컬 주인공은 섭렵했다. “내가 잘해서 (잘 나가는 거)”라며 자만하던 철부지 시절을 지나, 지금은 “수많은 스태프와 배우가 앞뒤양옆에서 나를 도와주고 끌어준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되새긴다. 거창한 포부도 접었다. 정선아는 “공연을 이끄는 많은 사람 중 한 명”으로 제 몫을 해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중학생 때 뮤지컬과 사랑에 빠졌다는 그에게 ‘뮤지컬이 왜 그리 좋으냐’고 묻자, 정선아는 “이유가 없다”며 웃더니, 이렇게 덧붙였다. “중학생 때 느낀 사랑과 열정으로 지금까지 살아왔어요. 뮤지컬은 제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입니다.”
wild37@kukinews.com /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에스앤코 제공. MBC ‘복면가왕’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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