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1st] '과르디올라 재계약'이 맨시티 EPL 우승에 미친 영향  

이종현 기자 2021. 5. 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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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이종현 기자= 맨체스터시티가 통산 5번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맨시티가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재계약을 발표한 2020년 11월, 거대한 변화가 시작됐다.


맨시티는 12일(이하 한국시간) 2위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2020-2021 EPL 36라운드에서 레스터시티에 1-2로 지면서 잔여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2016년 여름, 펩 감독이 부임한 이후 5시즌 동안 들어 올린 8번째(리그 3회, 리그컵 4회, FA컵 1회) 우승 트로피다.


지난해 11월 맨시티는 시즌 첫 9경기에서 4승 3무 2패로 여느 시즌보다 흔들렸다. 토트넘홋스퍼 원정에서 0-2로 져 13위였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이 같은 기간 6승 2무 1패로 2위였다. 해리 케인과 손흥민의 공격 조합을 가다듬은 주제 모리뉴 감독의 토트넘홋스퍼가 깜짝 1위(6승 2무 1패)에 오르며 우승 경쟁을 위협했다. "(감독 부임 이후) 가장 힘든 시즌이었다." 우승 이후 펩 감독의 회고는 어색하지 않다.


맨시티, 11월 펩과 재계약 발표


2016년 여름 5년 계약을 맺은 펩 감독은 2020-2021시즌이면 임기가 끝난다. 보통 계약 기간이 1년 미만으로 남으면 재계약 유무 결과를 발표하지만 마지막 시즌이 시작했을 때도 별다른 이야기가 없었다.  '펩시티'의 미래는 불투명했다. 과거 바르셀로나에서 트레블 등 범접하기 어려운 성과를 냈던 펩 감독을 원하는 구단은 많았고 복수 현지 언론은 '펩 감독의 마지막 시즌이 될 거다'라는 예상을 하기도 했다.


4시즌 동안 구단주 아부다비 왕가로부터 거액을 지원받았던 펩 감독은 구단의 가장 큰 목표인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정복은커녕 준결승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그래도 맨시티는 펩 감독을 지지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가장 중요한 시점은 지난해 10월이다. 칼툰 알무바크라 맨시티 사장이 몰디브 여행에서 펩 감독을 설득했다"라고 보도했다. 당시 알무바크라 사장은 "우리는 계속해서 우승해야하고 이 레벨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여기 있어야 한다"라고 설득했고 펩 감독은 "남겠다"고 말했다.


구단은 펩 감독과 재계약에 진지하게 접근했다. 재계약에 대해서만 펩 감독과 수개월 동안 이야기를 계속했고 11월 19일 2023년까지 2년 연장을 확정했다. BBC는 이 사건을 "과르디올라의 재계약 덕분에 구단이 평온해졌다"라고 평가했다.


내려놓은 펩, 15연승 달리다


터닝포인트는 12월 말에 열린 14라운드 사우샘프턴전이다. 초반 11경기에서 6승 3무 2패로 7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던 맨시티는 2경기를 연달아 비겨 8위, 9위로 떨어졌다. 무승의 고리 끊어야 하는 시점이었다. 전반 16분 라힘 스털링의 선제골 이후 추가골이 나오지 않자 점수를 지키고자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했다. 일명 버스를 세웠다. 사우샘프턴 원정에서 1-0으로 힘든 승리를 거뒀다. 맨시티는 51.7%의 점유율을 겨우 유지했다. 공을 걷어낸 횟수가 사우샘프턴(4회)보다 4배 넘게 많은 18회였다. 펩 감독은 그동안 '경기 결과는 물론 경기력도 아름다워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사람이었지만 사우샘프턴전은 달랐다. BBC는 "시즌 초반에는 덜 창조적인 반면 더 견고했다"고 평가했다.


펩 감독은 이듬해 3월 26라운드까지 15연승을 달렸다. 20라운드에서 처음으로 선두에 올라 줄곧 가장 높은 자리를 유지했다. 16라운드 첼시 원정(3-1 승) 전반전, 23라운드 리버풀 원정(4-1 승)은 지금처럼 9번 공격수 없이 미드필더 숫자를 극단적으로 늘린 변칙 전술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경기로 평가받는다. 


'펩시티'의 고질병이었던 역습에 의한 실점도 줄었다. 2016-2017시즌 부임 첫 시즌 과도하게 높은 수비라인으로 자기 진영에서 볼을 잃어 역습으로 내준 실점은 5골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같은 방법으로 실점한 건 단 1골이다. BBC는 "맨시티가 포백 라인을 내렸고 풀백 중 한 명이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한다"라며 수비 운영 방식에 변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적생 루벤 디아스의 합류와 기복 있는 플레이로 신임을 받지 못했던 존 스톤스가 컨디션을 유지하며 시즌 내내 좋은 호흡을 보였다. 맨시티가 최소 실점(*14일 기준, 26실점)을 유지한 비결 중 하나다.


우승에 가장 큰 라이벌로 평가받았던 리버풀은 버질 반다이크의 부상 이후 17라운드부터 27라운드까지 4연패를 포함 7경기를 져 자멸했다. 크리스마스 기점으로 8위였던 팀이 리그 우승을 차지한 건 전례가 없던 일이다. 파괴력에 실용성도 겸비한 맨시티의 상승세는 엄청났고 막을 팀은 없었다.


'펩시티'의 업적과 목표


맨시티는 펩 감독 부임 이후 3개의 EPL 트로피를 추가했다. EPL 통산 5번째 우승으로 맨유(13회)에 이어 첼시와 우승 횟수 공동 2위다. 5년 전에는 아스널(3회)보다도 우승 경험이 적었지만 이제 맨유 바로 아래다.


펩 감독은 바르셀로나에서 4년(2008년 7월~2012년 6월), 바이에른뮌헨에서 3년(2013년 7월~2016년 6월)의 시간을 보냈다. 맨시티는 감독 커리어상 가장 오랜 기간 머문 구단이다. 리그와 리그컵 우승을 차지한 맨시티에 남은 건 '빅 이어'다. 5월 29일 첼시 상대로 구단 역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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