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에 한전 1분기 흑자.."전기료 누르면 다시 적자"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했지만 웃을 수만은 없었다. 한국전력 이야기다. 한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크게 늘었다. 하지만 유가 하락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란 평가다. 오히려 최근 오른 연료 가격을 실적에 본격 반영하기 시작하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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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이익 1년 새 1410억원↑
한전은 14일 1분기(1~3월) 연결기준 매출 15조753억원, 영업이익 571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78억원(-0.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410억원(32.7%) 늘었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데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연료비 감소가 컸다. 발전에 쓰는 연료비용은 3~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실적에 반영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말 국제유가가 떨어졌기 때문에 올해 1분기 실적도 그만큼 좋아졌다. 실제 이 기간 한전 발전 자회사 연료비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21억원 감소했다.
기타 영업비용도 1461억원 줄었다. 지난 1분기 570일이었던 원자력발전 계획예방 정비일수가 올 1분기에 436일로 감소하면서 수선유지비를 아꼈다. 온실가스 배출권 무상할당량도 늘어 배출권 비용도 줄었다.
반면 전기판매수익은 판매량 증가에도 오히려 감소했다. 한전에 따르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분기 전력판매량은 2.5% 늘었다. 하지만 전기판매수익은 267억원 줄었다.
전기 판매량 대비 수익이 준 것은 한전이 올해부터 시행한 원가연계형 요금제 때문이다. 한전은 올해 1월부터 지난해 낮아진 유가를 반영해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 당 3원씩 깎아줬다. 이 때문에 연료비와 상관없이 전기요금을 동일하게 받았던 지난해보다 수익이 다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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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 본격화…"전기요금 올려야"
문제는 지금부터다. 2분기부터 국제유가 상승이 한전 실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원래대로면 전기요금도 올려야 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부담을 고려해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했다. 최근 물가상승 압박 등을 고려하면 3분기 요금인상도 쉽지 않다.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계속 억누르면 그 부담은 다시 한전이 질 수밖에 없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국제유가가 연말까지 배럴당 80달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 전기요금이 지금 수준을 계속 유지한다면 하반기부터 한전은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유승훈 서울시립대 에너지학과 교수는 “요금을 내려야 할 때만 내리고 올려야 할 때 안 올리면 제도를 도입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면서 “엄격하게 따져봐서 인상요인이 있다면 3분기부터는 조정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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