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에도 바닥 안보이는 면세점.."면세한도 높여달라"

김유리 2021. 5. 1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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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빅3'가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면세업계가 '코로나 터널'을 통과한 듯 보이지만, 업계의 표정은 여전히 어둡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공개될 롯데면세점의 1분기 실적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4위 사업자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1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손실폭을 82억원 줄이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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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1분기 흑자전환했지만…
정부 특허수수료·임차료 감면, 운영 축소 등 한시적
치고 올라오는 中 면세점·여전한 해외여행 마비사태
돌파구 찾는 면세점, "600달러 면세한도 2000달러까지 높여야"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면세점 빅3'가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면세업계가 '코로나 터널'을 통과한 듯 보이지만, 업계의 표정은 여전히 어둡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마비된 초유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허리띠를 비정상적으로 졸라매 내놓은 결과인 데다, 임차료 등 고정비 부담이 한시적으로 줄어든 데 따른 숫자라는 얘기다. 면세업계는 치고 올라오는 중국 면세점 등에 대한 위기감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쟁력 강화를 고려하면 내국인 면세한도를 높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빅3' 흑자냈지만 "바닥 안보여"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공개될 롯데면세점의 1분기 실적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발표한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역시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417억원, 2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이들은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이 각각 490억원, 324억원 수준이었다. 신라는 코로나19 이후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신세계는 지난해 4분기 26억원에 이은 2분기 연속 흑자다. 다만 이들의 1분기 매출액은 각각 6324억원, 47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오히려 26%, 2% 줄었다.

외형 감소에도 수익 개선에 성공한 것은 정부의 특허수수료 감면책 영향에, 각사가 운영시간과 운영일을 축소하는 등 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모두 한시적 대책에 불과하다.

4위 사업자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1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손실폭을 82억원 줄이는 데 그쳤다. 중소 사업자들은 1분기 역시 '개점휴업' 상태로 여전히 코로나19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 중소 면세점 관계자는 "정상적인 해외 입출국 없는 상황에선 버티는 것 자체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면세한도 상향해야"

업계에선 현재 600달러(약 68만원) 수준인 면세한도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근 더 높아지고 있다. 재고 면세품 내수판매, 무착륙 관광비행 이용객 면세쇼핑 등이 한시 허용되고 있으나 매출 규모가 미미한 데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한도 상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는 곧 정부에 면세한도 상향을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약 2000달러(약 226만원) 수준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의 면세한도는 1988년 400달러에서 2014년 600달러로 상향 조정한 후 7년째 이를 유지하고 있다. 1인당 국민총소득은 2014년 3095만원에서 지난해 3747만원으로 21%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33년 사이 200달러가 올랐을 뿐인데, 이 기간 해외여행객과 국민소득 증가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하이난 지역의 면세한도를 10만위안(약 1756만원)으로 대폭 상향하는 등 자국 면세점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해 4위에 머물렀던 중국국영면세품그룹(CDFG)은 롯데·신라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일본의 면세한도 역시 20만엔(약 207만원)이다. 미국의 경우 괌 등 자국령 여행객에게 1600달러(약 181만원)까지 허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한도에 따른 경쟁력을 따질 땐 주변국과의 비교가 필수"라며 "주요국들에 비해 면세한도 자체가 적은 상황인데 주변국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면세한도 증액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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