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화학사업 '춘추전국'..하반기 시장 재편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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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정유업계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정유사들이 하반기부터 '석유화학의 쌀'인 에틸렌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국내 정유 3사가 생산하는 에틸렌은 기존 15만t에서 175만t으로 늘어난다.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 연료유 생산에 주력하던 정유사들이 석유화학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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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70만t, 현대오일 85만t 신규 생산
정유업계, 화학 사업에 따라 실적 갈릴듯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정유업계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정유사들이 하반기부터 '석유화학의 쌀'인 에틸렌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원유정제능력이 정유사의 시장 지배력을 좌우됐지만 앞으로 화학사업이 실적과 업계 순위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국내 정유 3사가 생산하는 에틸렌은 기존 15만t에서 175만t으로 늘어난다. 정유 3사의 에틸렌 생산 규모는 2026년부터 355만t으로 확대된다.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 연료유 생산에 주력하던 정유사들이 석유화학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먼저 GS칼텍스는 이르면 8월부터 올레핀 생산시설(MFC)을 상업 가동한다. MFC는 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시설로,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2019년부터 3년간 2조7000억원을 투자한 대규모 프로젝트다. MFC 가동으로 연간 에틸렌 70만t, 폴리에틸렌(PE) 50만t을 생산하게 된다. 생산된 제품 대부분을 롯데케미칼에 공급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올레핀 사업에서만 매년 4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8월 말부터 중질유석유화학시설(HPC)을 상업 가동한다. 롯데케미칼과 합작한 이 시설에서 에틸렌 85만t, PP 50만t을 생산한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경쟁사에 비해 원가경쟁력이 높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보통 나프타를 정제해 화학 제품을 생산하지만 현대오일뱅크 시설은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잔사유인 탈황중질유, 부생가스 등을 투입할 수 있어 생산 원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올해 하반기부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오일뱅크는 HPC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정유 사업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기존 85%에서 40%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S-OIL은 2018년 말부터 잔사유 고도화시설(RUC)/올레핀 하류시설(ODC)을 통해 PP 40만5000t, PO 30만t을 생산 중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의 대부분이 RUC/ODC와 윤활기유에서 발생했다. S-OIL은 내년 7조원을 투자해 2단계 석유화학 설비(샤힌 프로젝트)를 착공할 계획이다. 2026년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에틸렌을 연간 180만t 생산하게 된다. 이는 LG화학(330만t), 롯데케미칼(233만t), 여천CC(195만t)에 이어 네 번째 규모다. 더불어 PE도 신규로 생산할 예정이다.
국내 정유사들이 화학 사업을 키우는 가장 큰 이유는 석유 제품의 마진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으로 석유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1년 넘게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4~5달러)을 밑돌고 있다. 반면 원유를 기반으로 생산하는 화학 제품 수요는 늘고, 마진도 우상향 추세다. 에틸렌 가격은 t당 1106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7.5% 상승했고, PP는 1141달러로 144.4% 올랐다. 업계는 2050년까지 화학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2~3년 사이 정유업계는 신사업으로 화학설비 투자에 적극 나서는 상황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화학 사업은 원가 경쟁력, 시너지 확대 측면에서 정유사들이 쉽게 진출할 수 있는 신사업"이라며 "화학 사업의 실적이 반영되면 정유업계 1위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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