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교과서도 중국화?.. '영국 통치는 국제법 위반' 논란

정우진 2021. 5. 13. 17: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홍콩에 대한 중국 정부의 통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홍콩 정부가 교과서를 수정하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13일 사우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이날 홍콩의 고등학교 교사들에게 배포된 링킹 출판사 '공민사회발전' 교과서 초안의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파트에 "중국은 언제나 홍콩에 대한 주권을 갖고 있었고 주권반환 이전 100여년간 이어진 영국의 홍콩 통치는 국제공법을 위반한 점령행위"라는 내용이 들어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홍콩의 친중 시위대가 지난 4월 16일 반중매체인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를 포함한 범민주진영 인사들의 재판이 열리는 법원 주변에서 이들의 실형 선고를 축하하며 샴페인 병을 치켜들고 있다. AP연합뉴스

홍콩에 대한 중국 정부의 통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홍콩 정부가 교과서를 수정하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영국의 홍콩 통치는 국제법 위반’이라는 문구가 포함된 개정 교과서 초안이 일선 학교에 배포됐다. 앞서 당국은 중국 내 홍콩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홍콩’을 ‘중국 홍콩’이라는 표현으로 바꾸기도 했다.

13일 사우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이날 홍콩의 고등학교 교사들에게 배포된 링킹 출판사 ‘공민사회발전’ 교과서 초안의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파트에 “중국은 언제나 홍콩에 대한 주권을 갖고 있었고 주권반환 이전 100여년간 이어진 영국의 홍콩 통치는 국제공법을 위반한 점령행위”라는 내용이 들어갔다.

또한 1997년 영국의 홍콩 반환에 대해선 ‘주권 이양’이라는 기존 표현을 삭제하고 “중국이 홍콩에 대한 주권 행사를 재개했다”고 서술했다. 뿐만 아니라 “영국은 홍콩을 식민지로 간주했다” “중국은 청나라와 영국 간 체결된 불평등조약의 효력을 인정한 적이 없다. 홍콩에 대한 주권도 결코 포기한 적 없다”는 내용도 담겼다.

홍콩은 9월 학기부터 고교 시사교양과목인 ‘통식(liberal study)’의 과목명을 ‘공민사회발전’으로 바꾸고 내용을 전면 개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학생들이 국가나 국제사회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도록 교육하기 위해 만들어진 과목이지만 홍콩 내 친중파는 해당 과목이 학생들에게 서구 중심 사고를 갖게 하는 등 반중 정서의 온상이 됐다며 비판해왔다.

앞서 당국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일국양제의 서술과 관련해 ‘홍콩은 본토와 같은 정치 제도를 시행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삭제하고 ‘홍콩은 일국양제의 원칙 아래 ‘중국 홍콩’이라는 명칭으로 국제 스포츠 행사에 참여한다’는 문구를 추가하기도 했다. 중국 내 홍콩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중국 홍콩’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홍콩의 교사와 학생들은 개정 작업에 적극 반발하고 있다. 한 교사는 SCMP에 “영국의 홍콩 점령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표현은 교과서에서 지금껏 본 적 없다”며 “많은 홍콩인들의 인식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은 (개정 작업이) 정치적 프로파간다 목적인지, 또 교사들이 그 작업에 활용되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을 10년 이상 가르쳐 온 한 교사는 “이것이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유일한 내용이라면 학생들은 오직 한 가지 관점으로만 보게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교사는 “시사교양과목에서 다른 의견과 토론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어떻게 가르쳐야할 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학생들 역시 ‘통식’ 개정 반대 온라인 청원을 주도하며 홍콩 정부의 움직임에 반대하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홍콩 교육부 대변인은 해당 교과서 초안에 대해 “아직 검토하지 않았으며 출판사들과 검정 작업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홍콩은 중국과 분리할 수 없는 일부”라며 “교과서는 홍콩과 중국의 관계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