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악영향 있을까 촉각..1년 2개월 만에 공매도 재개

명순영 2021. 5. 13. 16: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동학개미’들이 그토록 싫어했던 공매도가 5월3일 다시 시작됐다. 역대 최장기간인 1년 2개월 만에 공매도가 재개된 만큼 공매도가 증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결론부터 말하면 개미투자자 우려와 달리 주가를 크게 떨어뜨릴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제한적이긴 하지만 개인투자자 공매도를 허용하며 외국인과 기관에게만 혜택을 주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에서도 어느 정도 자유롭게 됐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을 미리 빌려서 판 뒤 나중에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 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주식이 떨어질수록 수익을 내는 구조다.

이번에 재개하는 공매도는 개인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전 종목이 공매도 대상이 아니라 코스피200 지수와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으로 제한된다. 나머지 종목은 별도 기한 없이 금지 조치가 연장된다. 시가총액이 크고 탄탄한 종목에만 공매도를 허용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공매도 재개 영향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금융시장 상황을 보면 외국인이든 기관이든 적극적으로 공매도할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시중에 돈이 여전히 많이 풀려 있고, 올해와 내년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점에서 주가 하락을 예견한 공매도가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조심해야 할 점은 물론 있다. 한국주식투자연합회는 공매도가 재개되면 물량이 쏟아져 나와 증시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난해 3월 국내 증시가 코로나19를 핑계로 삼은 공매도 폭탄으로 하락이 심했다는 점을 언급한다.

무엇보다 종목별로 잘 살펴봐야 한다. 옥석 가리기 장세인만큼 일부 종목에 공매도가 몰릴 수 있다. 주의해서 봐야 할 지표는 대차잔고 비율이다. 대차잔고란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물량이다. 대차잔고가 많은 종목은 대체로 공매도를 하기 위해 개인이 주식을 많이 빌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3월 말 이후 대차잔고가 급증한 종목은 대체로 공매도를 위한 주식 확보 움직임일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 분석이다.

4월27일 기준 코스피200, 코스닥150 내에서 지난 3월 말과 비교해 시가총액 대비 대차잔고 비율이 가장 많이 상승한 기업은 씨젠이다. 3.2%에서 4월27일 12.4%로 무려 9.2%포인트가 올랐다. 같은 기간 CJ CGV도 2.3%에서 10.1%로 7.8%포인트 상승을 기록했다. 그 뒤를 다원시스(5%포인트), 파트론(2.3%포인트), 헬릭스미스(1.8%포인트), HDC(1.8%포인트), 에이스테크(1.8%포인트), 메디톡스(1.7%포인트) 등이 이었다. 특히 바이오 종목이 많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진단기기를 비롯한 바이오 기업 주가가 크게 올랐다. 기업 가치보다 훨씬 더 뛰었다는 거품론도 적지 않았기 때문에 공매도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공매도 금지기간 전 공매도 잔고 비율이 높았던 종목 가운데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기업도 요주의 대상이다. 공매도 금지 이전인 지난해 3월15일 기준 공매도 잔고 비율이 5% 이상인 기업은 헬릭스미스(13.6%), 에이치엘비(12.2%), 케이엠더블유(10.7%), 펄어비스(7.8%), 에이치엘비생명과학(6%), 네이처셀(5.8%) 등 12곳에 달한다. 유동성 장세 이후 실적 장세로 넘어왔는데, 실적이 좋지 않다면 역시 공매도 가능성이 높아진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에서 전통적으로 공매도량이 많았던 종목이나 업황 회복이 불투명한 종목은 공매도 재개로 표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과거 공매도 잔고와 대차잔고가 함께 증가한 기업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픽사베이]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