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동철길, 서울창포원, 창신동 돌산마을..낯설고도 반가운 서울

2021. 5. 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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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이란 게 꼭 조용하고 한적한 숲에서만 찾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 동네 가까운 곳에 낯설지만 보면 볼수록 정겹고 반가운 힐링 스페이스가 있다. 한 번쯤 얼핏 들어봤음직한 이곳은 꼭 가봐야 할 명소로도 손색이 없다. 궁금했던 서울 이곳을 만나보자.

▶사진 찍기 좋은 매력적인 철길 | 항동철길

서울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사진 찍기 좋은 매력적인 감성 스폿이 있다. 서울에서 걸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철길 중 하나인 항동철길이다. 오류동역에서 부천 옥길동까지 이어지는 4.5㎞의 철길로, 전에는 화물을 수송하는 기차가 가끔 다녔지만 지금은 거의 중단된 상태이고 대신 인근 주민들의 산책로이자 도시 여행자들이 감성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이 찾는 곳이다. 철길을 두고 양 옆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풍경은 사계절 언제나 멋진 포토존이 된다. 철길을 따라 걷다 보면 ‘혼자라고 생각말기’, ‘너라서 아름다운 걸’, ‘힘들 땐 쉬어가세요’와 같은 문구가 침목에 적혀 있어 그걸 읽으며 걷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철길 중간 부근에 앙증맞게 간이역처럼 만들어놓은 ‘항동역’ 플랫폼이 있는데 이곳이 항동철길에서 가장 핫한 포토존이다. 항동철길 끝부분에는 ‘푸른수목원’이 있고 그 안에 항동저수지도 있다. 수목원은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아기자기하면서도 알차게 잘 꾸며놓았다. 다양한 꽃들이 만개한 요즘이 특히 아름다운 시기다. 수목원 한쪽에 자리한 항동저수지도 인상적인 풍경을 선사하는 곳이다. 물안개가 피어 오르는 이른 아침의 풍광은 더욱 멋지다. 항동철길을 찾는다면 푸른수목원과 항동저수지 산책은 필수 코스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천왕역이나 오류동역에서 내려 도보로 약 20분 정도 가면 된다.

위치 서울 구로구 오리로 1189

▶뜻밖의 도심 속 자연, 붓꽃 천지 | 서울창포원

서울창포원은 도심 속 생태공원이다. 지하철 1호선과 7호선 도봉산역에 내리면 바로 길 건너에 서울창포원이 있고, 거짓말처럼 눈부신 자연이 펼쳐진다. 도봉산과 수락산을 병풍 삼아 아늑하게 자리 잡고 있는 서울창포원 안으로 들어서서 12개의 테마공원을 찬찬히 걷다 보면 아니, 이런 곳이! 하면서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서울창포원은 세상의 온갖 다양한 붓꽃이 가득한 특수 식물원이다. 이곳의 대표적인 테마공원인 붓꽃원에는 노랑꽃창포, 부처붓꽃 등 ‘붓’모양의 꽃봉오리로 된 붓꽃류가 130여 종, 약 30만 본이 식재돼 있어 붓꽃의 아름다움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붓꽃이 피는 시기는 매년 5~6월경으로, 붓꽃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리는 멋진 풍경을 보고 싶다면 그 시기에 맞춰 방문하는 것이 좋다. 창포원에는 약용식물원도 있어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약용식물의 대부분을 한자리에서 관찰할 수 있다. 각종 수생식물과 습지생물이 있는 습지원도 서울창포원의 핫 플레이스다. 호수 한가운데까지 덱이 만들어져 있어 식물을 관찰하기 좋고, 포토존으로도 인기다. 창포원 바로 옆에는 ‘평화문화진지’라는 다소 이질적인 이름의 공간이 있다. 이곳은 1970년대까지 있었던 대전차 방호기지를 문화공원으로 만든 것으로, 공간 안에는 자료실과 갤러리, 책방 등이 있고, 건물 안쪽에는 전망대가 있는 옥상정원도 만들어 놓았다.

위치 서울 도봉구 마들로 916 운영 시간 05:00~22:00(연중무휴)

▶채석장 흔적이 그려내는 질곡의 역사 | 창신동 돌산마을

조선시대의 창신동은 경치 좋은 낙산이 있어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통했던 곳이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마을은 채석장으로 변했고 그렇게 깎여 나간 돌산은 40m 높이의 절벽으로 변했다.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그 절벽 언저리에 빼곡하게 집이 들어섰고 그게 창신동 돌산마을의 역사가 됐다. 지금도 이곳은 그 시절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 사람 냄새 나고 정이 흐르는 아날로그 감성 물씬한 곳이다. 마을로 올라가는 골목길에는 오래된 미싱 가게와 사진관 등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들이 남아 있다. 담벼락 곳곳에 붙은 안내판을 따라 쉼 없이 걸어 올라가면 가파른 돌계단을 만나게 되고 그 위에 ‘창신소통공작소’가 있다. 그 앞 계단 절개지 주변이 돌산마을이다. 계단 위 조망대에 서면 오밀조밀 한 뼘의 틈도 없이 집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그 풍경이 색다르면서도 인간적이다. 창신동은 많은 문화예술인이 거주했던 동네로도 유명하다.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고, 그곳의 풍경을 ‘빨래터’란 그림으로 남긴 박수근 화백도 창신동에 살았다. 일찍 세상을 떠난 가수 김광석도 청년 시절을 이 동네에서 보냈다. 인근에 백남준 기념관과 박수근 화백의 작업터, 이음피음봉제역사관 등이 있고, 외국 음식거리도 있다.

위치 서울 종로구 창신6가길 47(창신소통공작소)

[글과 사진 이상호(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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