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인 첼시, 패스 실수가 불러일으킬 나비효과

아스날과의 런던 더비서 패스 실수로 0-1 패배
다가올 FA 결승전서 악영향 미칠지 노심초사

결정적 패스 미스를 저지른 조르지뉴. ⓒ 뉴시스

잘 나가던 첼시가 단 한 번의 패스 실수로 경기를 망쳐버리고 말았다.

첼시는 13일(한국시간),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과의 홈경기서 0-1 패했다.

이 경기의 결과는 첼시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걸린 4위 경쟁, 오는 주말 치르게 될 FA컵 결승전,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파장이 닿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첼시는 이번 아스날과의 북런던 더비서 슈팅 숫자 19-5에서 드러나듯 압도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볼 점유율도 68%-32%로 일방적인 경기 흐름을 가져왔고 수치 상으로 패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은 실망 그 자체였고, 무엇보다 전반 초반 나왔던 수비 실수 단 하나가 경기를 망쳐버리고 있다. 첼시의 조르지뉴는 볼을 돌리는 과정에서 자책골과 다름없는 패스를 범했고 이를 케파 아리사발라가 골키퍼가 걷어냈으나 곧바로 이어진 아스날의 슈팅을 막지 못했다.

지난 주말 맨체스터 시티를 꺾을 때만 하더라도 첼시의 4위 이내 진입은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전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물리친 레스터 시티(승점 66)가 3위로 올라섰고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첼시(승점 64)는 그대로 4위에 머물렀다. 그리고 이제는 1경기 덜 치른 5위 웨스트햄(승점 58), 2경기 덜 치른 6위 리버풀(승점 57)의 거센 추격을 받게 됐다.

첼시의 토마스 투헬 감독. ⓒ 뉴시스

FA컵 결승전 직전 경기서 패했다는 점도 악재다. 시즌 막판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첼시는 고작 이틀만 쉰 뒤 경기를 벌어야 한다. FA컵 결승전 상대는 3위 경쟁에 놓여있는 레스터 시티다.

리그 순위 싸움도 중요했던 첼시는 이번 아스날과의 런던 더비서 주전 선수들을 모두 기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과물은 0-1 패배였고 선수들의 사기가 크게 꺾이고 말았다. 무엇보다 첼시는 토마스 투헬 감독 부임 후 이어지던 무패 행진마저 깨졌다.

걱정은 오는 30일 열리는 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미칠 수 있다. 첼시는 지난 주말 맨체스터 시티에 승리를 거둘 때만 하더라도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그러나 조르지뉴의 패스 하나가 아스날전을 망쳤고 후폭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안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