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감동에 순종.. '카이로스' 삶 살게 돼"

2021. 5. 1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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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성기 목사의 '디아스포라를 통한 하나님의 선교' <5>
호성기 미국 필라안디옥교회 목사가 1996년 탄자니아 도도마 지역 야외집회에서 복음을 선포하고 있다.


1992년 아내와 함께 40일 금식기도를 했다. 기도를 마치니 성령님은 우리를 필라델피아로 보내셨다.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아무 대책 없이 템플대 도서관 앞에서 미국인 대학생에게 전도를 시작했다.

첫날 마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3명의 미국인 대학생이 성경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그다음 날부터 템플대 학생회관에서 방 하나를 얻어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내가 한 것이 아니었다. 성령님의 감동하심에 순종해 복음전파를 한 것일뿐 그 시간에 하나님이 역사하셨다. 하나님이 준비하시고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시간, 카이로스를 체험했다.

하루는 성령님의 감동하심에 순종해서 또 다른 캠퍼스인 드렉셀대를 무턱대고 찾아갔다. 마치 내가 오기를 기다린 것처럼 그 대학교의 교목이 반겼다. 한국인 대학원생들을 전도하고 싶은데 언어가 안 돼 기도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 미국인 목사의 배려로 회의실을 얻어 박사학위 과정에 있는 한국인 대학원생 8명과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내가 계획한 일이 아니었다. 성령님의 감동하심에 순종했더니 하나님이 계획·집행하시는 하나님의 시간인 카이로스를 체험했다.

성령님의 감동이 있어서 한인 식품점 앞으로 전도지를 갖고 나갔다. 마치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처럼 박동준이라는 청년이 전도지를 받았다. 성경을 알고 싶다며 가르쳐 달라고 나를 붙들었다.

그는 훗날 필라안디옥교회 청년회장이 됐다. 성령님의 감동하심에 순종하며 나갈 때마다 하나님은 준비된 사람들을 붙여 주셨다. 그렇게 내가 계획하며 집행했던 크로노스가 아닌 하나님의 시간인 카이로스를 체험했다.

이삭 줍듯 노방전도로, 캠퍼스 전도로 복음을 전했다. 그 소중한 생명을 통해 2년 후인 1994년 필라안디옥교회가 세워졌다. 40세 때 일이다. 개척 교회가 세워졌으니 목회에 집중해야 할 때였다. 그런데 뚱딴지같이 기도 중에 성령님은 아프리카로 가라는 감동을 주셨다. 내 시간표에 따라 목회에만 집중해야 할 때 성령님은 선교가 목회요, 목회가 선교라는 감동을 주셨다. 그리고 하나님의 시간표대로 아프리카로 향했다.

영국에서 선교사로 훈련받을 때 깨달은 것이 있다. 선교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을 증거하는 복음전파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어린이들에게 복음을 전파할 때도, 영국의 길거리와 전철 안에서 영국인들에게도 예수를 전하며 살았다.

주님은 디아스포라로 살면서 미국인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그리고 미국의 디아스포라 한국인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이 모두가 내 생각이 아니었다.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카이로스를 따라 살도록 성령의 감동으로 인도하신 것이었다.

1994년 개척한 필라안디옥교회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1995년부터 10년간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대도시를 다니며 복음을 전했다. 이것도 하나님이 당신의 시간표에 따라 당신이 하신 일이었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모였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탄자니아에는 TV가 대중화되지 않았다. 성령님은 할 일이 없는 사람들을 하나님 앞으로 모이게 하셨다.

도시의 빈터에서 찬양하고 복음을 전했다. 그러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그 넓은 빈터의 앞자리부터 구석구석까지 가득 채우며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 절묘한 하나님의 시간, 카이로스였다. 10년이 지나 TV가 대중화되자 야외 전도 집회에 사람들이 모이지 않기 시작했다.

성령님의 감동하심에 순종하는 것이 카이로스의 삶이다. 그것은 나의 시간표대로 사는 크로노스의 삶과 차원이 다르다. 일곱 집사 중 빌립 집사가 환난을 피해 흩어졌을 때 성령님은 그를 사마리아 성으로 보내셨다.(행 8:1) 사마리아성은 마치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전체가 복음을 듣고 변화됐다.

성령의 감동으로 빌립이 가사로 내려가다가 에티오피아 여왕 간다게의 국고를 맡은 내시를 만난다. 그는 마치 빌립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만났고 세례를 받았다. 에티오피아가 이 내시의 흩어짐을 통해 복음화됐다.

성령님은 선교의 동력이다. 성령님의 감동이 있을 때 즉각 순종하라. 그러면 성령님은 복음 전도의 미련한 방법에 기름 부어 역사하신다. 내가 세운 시간표대로 나의 시간을 고집하면서 크로노스를 살지 말라. 성령님의 감동이 있을 때 순종하면 하나님의 시간을 살게 된다.

뒤돌아보니 성령님은 나를 흩으셨고 나를 통해 거두셨다.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 성령님께 순종하여 흩어지라. 이것이 디아스포라에 의한, 디아스포라를 위한, 디아스포라의 선교다. 그것이 카이로스의 선교, 하나님의 선교다.

호성기 미국 필라안디옥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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