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서울시향 모두 핀란드 지휘자 "작은 마을서도 손쉽게 음악"
단원 평균 나이 42세인 오케스트라를 이끌게 된 41세 지휘자. KBS교향악단을 내년부터 이끌게 된 음악감독 피에타리 잉키넨(41)의 위치다. 12일 기자간담회에서 KBS교향악단의 남철우 사무국장은 “현재 85명인 단원의 평균 나이는 42세고, 사실상 잉키넨과 동갑내기라고 할 수 있다. 젊은 감각의 차세대 지휘자가 좀 더 진취적 오케스트라로 이끌 수 있다 본다”고 말했다.
잉키넨은 21세기에 들어 지휘 강국으로 떠오른 핀란드 지휘자다. 지휘자를 집중 양성하는 시벨리우스 아카데미에서 11세부터 바이올린을, 14세부터 지휘를 공부했고 15세에 처음 지휘대에 섰다. 현재 독일의 도이치 방송 교향악단과 일본의 재팬 필하모닉의 수석 지휘자를 맡고 있다.
2006년 처음으로 KBS교향악단은 객원 지휘 했던 잉키넨은 “굉장히 독특하고 강력한 특징이 있는 오케스트라라 느꼈다”고 했다. 이날 스위스에 머물며 화상으로 기자간담회에 참여한 잉키넨은 “독일ㆍ일본ㆍ한국의 오케스트라를 저글링 하는 일이 쉽지 않겠지만 단원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서로 알아가는 일을 우선순위에 두겠다”고 말했다.
잉키넨은 내년 1월 KBS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를 지휘하며 음악감독으로 처음 무대에 서게 된다. 이를 비롯해 내년 한햇동안 총 6번 KBS교향악단 지휘 계획이 잡혀있다. 잉키넨은 “연주 곡목에 대한 논의는 추후에 다시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로써 국내 양대 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을 핀란드 지휘자가 잡게 됐다. 서울시립교향악단에 지난해 1월 취임한 음악감독 오스모 벤스케(68)도 핀란드 지휘자다. 벤스케와 잉키넨은 핀란드 지휘계의 대부인 요르마 파눌라(90)에게 배웠다. 핀란드 지휘 파워를 상징하는 파눌라 사단은 에사 페카 살로넨(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음악감독)에서 시작해 미코 프랑크(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음악감독)까지 전세계의 주요 오케스트라에 포진해 있다.
잉키넨은 핀란드의 지휘 파워에 대해 “인구 500만의 핀란드에서 이렇게 지휘자를 배출한 일은 독특하다”며 “아주 작은 도시에 이르기까지 음악을 시작하기 손쉬운 곳이다. 나 역시 인구 3만의 작은 도시 출신이다”라고 했다. 그는 또 “어린 나이에 프로 오케스트라를 지휘해 볼 수 있는 환경이 제공돼,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맥도널드에서 아르바이트할 필요가 없다”고 소개했다.
잉키넨의 임기는 2024년 12월 31일까지다. 2012년 KBS로부터 독립해 재단법인이 된 KBS교향악단에겐 중요한 시기다. KBS교향악단의 박정옥 사장은 “독립할 당시 KBS로부터 10년간 연 108억씩을 지원받기로 협의했고, 현재로서는 2025년까지 지원금을 받기로 돼 있다”며 “본사 지원금을 늘려나가는 일이 목표고, 티켓 판매와 후원을 늘릴 방안도 새롭게 짜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정 독립의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시기에 온 새로운 수장의 역할이 큰 상황이다. 잉키넨은 음악 감독 취임 전인 올해 12월 24일 서울에서 KBS교향악단의 베토벤 ‘합창’교향곡을 지휘할 예정이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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