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강행, 바보 같다".. 일본에서도 자성의 목소리

윤현 2021. 5. 12.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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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막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본 내에서 대회 취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도쿄올림픽을 주관하는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인사도 "마이너스 유산이 될 수 있다"라며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1984년 일본 여자 선수 최초로 유도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야마구치 이사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 참가해 52㎏급 동메달을 따냈고, 2011년부터 JOC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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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다가올수록 우려 커져.. 일본올림픽위원회 이사도 '반대'

[윤현 기자]

 야마구치 가오리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이사
ⓒ 일본유도협회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막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본 내에서 대회 취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도쿄올림픽을 주관하는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인사도 "마이너스 유산이 될 수 있다"라며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야마구치 가오리 JOC 이사는 12일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최를 밀어붙이는 의의와 가치를 국민에게 전달해 감동을 주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이번 올림픽은 '마이너스의 유산'으로 남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국민이 정부로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인내를 강요받으면서 1년 넘게 협력하며 버텨왔다"라며 "그러나 정부가 올림픽만은 예외라며 개최에 집착하고 있어 국민이 불평등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비판했다. 

1984년 일본 여자 선수 최초로 유도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야마구치 이사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 참가해 52㎏급 동메달을 따냈고, 2011년부터 JOC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야마구치 이사는 제약사가 기부한 코로나19 백신을 올림픽 선수단 및 관계자에게 먼저 접종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의료 종사자나 간병인들도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라며 "생명에 관한 우선순위를 바꾸는 것은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올림픽 선수단을 위한 의료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것을 거론하며 "일본 정부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런 상황에서도 올림픽을 개최하려는 의의나 가치를 설명하지 않고 있다"라며 "나 자신도 설명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의 상업주의나 비대화라는 문제가 얇은 커튼 뒤로 보였으나, 세계적인 축제라는 이유로 지나쳐왔다"라며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재앙이 겹치면서 커튼 뒤의 더러운 곳을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대회를 강행했다가 감염이 확산한다면 올림픽에 대한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올림픽 후의 스포츠계를 고려할 때 이번 개최가 플러스가 될지, 아니면 마이너스가 될지 잘 생각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일본, 다른 나라가 선수 안 보내면 부끄러울 것"
 
 도쿄올림픽 반대를 홍보하는 리무라 유타카 일본정책연구대학 교수 트위터 계정
ⓒ 리무라 유타카 트위터
 
일본의 전직 고위 외교 관료도 올림픽 개최를 강행하려는 일본 정부를 "바보 같다"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외무성 출신으로 프랑스와 인도네시아 대사를 지난 리무라 유타카 일본정책연구대학 교수는 이날 <아사히신문>에 "코로나19 퇴치와 올림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한다면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림픽 반대 목소리를 내기 위해 평생 안 하던 트위터까지 시작했다는 그는 "과거의 일본 역사를 보면, 지도력이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에 이끌리면서 한 번 달리기 시작하면 멈추지를 않았다"라며 "결단을 내릴 인물이 없다는 것이 일본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 및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올림픽 개최를 밀어붙이는 것 같다"라며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전문가의 의견을 듣지 않았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이 폭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쿄올림픽에 대해서도 조금씩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본다"라며 "나 혼자의 목소리는 작지만, 침묵 속에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리무라 교수는 "일본의 낮은 백신 접종률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알려져 있기에, 만약 올림픽을 개최하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선수단을 보내지 않는다면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와 어긋난 방향으로 가는 일본을 보여주게 될 뿐"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일본의 변호사 겸 활동가인 겐지 우쓰노미야가 지난 7일 올린 '도쿄올림픽 반대' 온라인 청원은 이날 현재까지 33만 명이 넘는 서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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