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대신 '투명 가림막',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2021. 5. 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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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예방 효과 미미.. 방역 수칙 준수가 더 중요
/사진=AAAS, 'Household COVID-19 risk and in-person schooling' reprort 발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식당, 방송촬영장 등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공간에 투명 가림막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가림막을 설치하고 적당한 거리를 둔 채 대화하는 사람들은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방송가에서 연이은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 가림막은 코로나19 예방에 정말 효과가 있는 걸까?

◇효과 아주 없진 않겠지만… 미미한 수준

우리 정부의 경우, 가림막이 코로나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수능을 앞두고 전문기관 방역기술협의체(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를 구성해 투명 가림막 효과를 검증한 바 있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은 가로 60cm 기준 투명 가림막을 높이 60~90cm 일 때 비말 차단 효과를 실험했는데, 실험결과 투명 가림막의 비말 차단율은 95.5~99%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림막의 코로나 예방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험실과 달리 통제되지 않은 일상에서 가림막의 비말 차단을 통한 코로나 예방 효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단 것이다.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기석 교수는 가림막의 코로나 예방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정기석 교수는 "가림막의 코로나 예방 효과는 안 하는 것보단 나은 정도"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실험조건처럼 가림막 안에서 체류시간, 목소리 크기 등을 제한한 채 대화가 이뤄진다면 실험과 같은 예방 효과가 있겠지만, 실제 대화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발화자가 조금만 더 움직이거나 목소리를 높여도 예방 효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에서도 가림막은 코로나 예방에 큰 효과가 없다고 보고 있다. 미국 CDC는 사회적 거리를 확보할 수 없는 경우라면, 물리적 장벽을 설치할 것을 권고한다면서도 "공동 공간에서 물리적 장벽(physical barriers)은 예방에 도움을 주는 정도"라고 밝혔다.

CDC는 가림막 설치보다 사회적 거리 두기(약 183cm)와 환기가 코로나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에어로졸은 공기 중에서 1m 이상 이동할 수 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는 에어로졸을 통해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림막, 오히려 코로나 감염 위험 높일 수도

가림막의 코로나 예방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가림막이 오히려 코로나 감염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최신연구도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의과대학 저스틴 레슬러 교수 연구팀은 최근 AAAS(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를 통해 비말 차단을 위해 사용하는 가림막이 코로나19 확산에 효과가 거의 없으며, 오히려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 가림막 효과-존스 홉킨스/사진=AAAS, 'Household COVID-19 risk and in-person schooling' reprort 발췌

연구팀은 대면 교육에 참여 가정을 대상으로 변수별 코로나 감염 위험비를 계산했는데, 발화자인 선생님이 마스크를 사용했을 경우 코로나 감염위험이 0.6 수준으로 가장 낮았다. 반면, 책상 가림막을 사용했을 때는 코로나 감염 위험이 1.0을 훨씬 웃돌았다.

연구팀은 "교사의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 감염 위험을 크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반대로 책상 가림막 사용은 코로나 감염 위험률 감소 효과가 낮았고, 오히려 감염 위험을 높였다"고 말했다.

◇가림막보다 중요한 건 '방역수칙'

코로나 예방을 위한 가림막이 사실상 무용지물일 수 있다는 연구까지 나왔다. 가림막이 우리를 보호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코로나 감염을 예방할 수 있을까?

정기석 교수는 방역수칙의 준수를 강조했다. 정 교수는 "구체적인 연구가 진행되어 봐야겠으나, 현재 가림막의 코로나 예방 효과는 매우 미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람들이 가림막을 설치했다고 안심하는 경향이 있는데, 가림막 설치보다 중요한 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가림막을 아무리 설치해도 어떻게 운영·이용하느냐에 따라 예방 효과는 달라짐을 기억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코로나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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