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준강간 고, 여경이 뒤탈없다" 男경찰들의 충격 단톡방

정진호 입력 2021. 5. 11. 05:01 수정 2021. 5. 11.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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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 연합뉴스

현직 남성 경찰관들이 메신저 단체대화방 등을 통해 동료 여경을 성희롱했다는 신고가 경찰청에 접수돼 파문이 일 전망이다. 경찰청은 이들이 동료 여경의 실명을 언급하면서 성적인 발언과 성범죄를 언급한 자료를 확보하고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


성범죄 수사 경찰관들이 성희롱 대화 의혹
10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인권조사계는 서울경찰청 청문감사관실 소속 A경위와 서울의 한 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소속 B경장, 송파경찰서 관할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C경사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지난 4일 경찰 내부망을 통해 성희롱 피해 사실이 접수된 이후 제보자의 진술까지 들었다고 한다. 여성청소년과는 성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부서고, 청문감사관실은 경찰 비위를 감찰하는 곳이다.

A경위 등은 지난 2018년 여성 경찰관을 준강간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4년의 확정판결을 받은 전직 경찰 이모(30)씨와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는 과정에서 동료 여경에 대한 성적인 대화를 주고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청 인권조사계는 이씨를 수사하면서 드러난 카카오톡 대화 기록을 확보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A경위가 “준강간은 이씨 스킬”이라고 하는 대화 등이 포함됐다.

유죄 판결을 받은 이씨는 2018년 10월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근무하면서 동료 여성 경찰관과 술을 마시던 중 피해자가 만취하자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피해자가 잠에서 깨 곧장 신고했고 2019년 7월 대법원은 이씨에 대해 준강간치상 혐의를 인정해 징역 4년형을 확정했다.

카카오톡 접속 화면. 연합뉴스



“여경이 뒤탈 없다”, “준강간 ㄱ”
이번에 의혹이 제기된 경찰관들은 이씨와 경찰학교를 함께 나오거나 같은 경찰서에서 근무한 사이다. 경찰은 A경위와 B경장, C경사 등은 단체대화방 또는 개인 카카오톡으로 이씨와 동료 여경에 대한 성적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고 있다. A경위는 2018년 당시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이씨, C경사와 함께 있는 단체대화방에서 “OOO 엉덩이가 예쁘다. 한번 만져보고 싶다”며 같이 근무하는 여경을 언급했다고 한다. 또 “여경이 뒤탈이 없다”거나 “그래서 좋아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이 단체대화방에서는 준강간을 주제로 대화가 이어졌으며, 한 여성을 만나기로 했다는 이씨에게 “1대1로 만나냐. 준강간 ㄱ”라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ㄱ’은 인터넷에서 ‘고(GO)’를 의미하는 표현으로 자주 쓰인다. C경사는 이씨에게 특정 여성을 언급하며 “술 먹여서 데려와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여경 대상 음란 대화 이후 범행 이뤄져
B경장은 이씨와 개별적으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는 “OOO부터 시작해서 OO(지구대 이름) 여경들 다 자볼까”하는 메시지를 이씨에게 보냈다. 자신이 근무하는 경찰서의 관할 지구대와 그곳에 근무하는 여경의 실명까지 언급하면서 한 대화다.

경찰 CI·심벌마크. 연합뉴스

이런 대화를 나눈 이씨는 실제로 준강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동료 경찰관들과의 대화가 범행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이씨의 성범죄 피해자인 여경은 2차 가해에 대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진정을 서울경찰청에 내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엔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이같은 신고 내용에 대한 입장을 묻는 중앙일보 기자의 전화에 A경위는 “답변드리기 곤란하다. 죄송하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정진호‧박사라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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