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크레딧㊴] 걸그룹 연습생·혼성그룹 그리고 코러스..노래하는 김소진

류지윤 2021. 5. 8.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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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성그룹 브라운시티로 활동
트와이스·유빈·효린·백아연 등 코러스 참여

플레이리스트에서 음악은 누군가에게 위로를, 누군가에게는 공감과 기쁨을 선사한다. 이같은 노래 한 곡이 발표되기까지 보이지 않는 손들의 노력이 동반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수 외 프로듀서, A&R, 엔지니어, 앨범 아트 디자이너 등 작업실, 녹음실, 현장의 한 켠에서 노래가 나올 수 있도록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다.<편집자 주>


완성된 곡이 나오기까지 다양한 작업들이 필요하지만 그 중 코러스는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코러스로 인해 노래의 색이 더 진해지고 선율이 풍부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코로스 작업에서 많은 이들의 러브콜을 받는 김소진은 트와이스, 효린, 수지, 유빈 등 많은 가수들의 작업에 참여했다. 청아하고 맑은 음색, 뛰어난 가창력은 많은 작곡가들이 그를 찾게 만든다.


김소진은 초등학교 때 교회 성가대로 활동하며 처음으로 노래를 부르게 됐다. 당시에는 성가부 활동이 즐거워 자신이 노래를 잘하는 줄 몰랐다. 주변의 칭찬이 그저 좋았을 뿐이다. 친구 따라 성악반에 들어가기도 하고 중학교 때는 밴드부 활동을 했다. 곰곰이 되돌아보니 직업으로 노래를 선택하기 전부터 그는 항상 음악에 둘러싸여 있었다.


"입시로 노래를 시작 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였어요. 원래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내신을 잘 쌓아서 대기업에 취업하고 싶었어요. 자격증도 따고 공부도 열심히 했죠. 부모님이 컴퓨터 학원을 다닐 기회를 주셨는데, 그 학원비로 음악학원에 등록했어요. 음악에 도전해보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거든요. 1년 동안은 안 걸렸는데 들킨 후에는 완강한 반대에 부딪쳤죠. 그래서 부모님 선생님께 수시를 한 번에 붙겠다는 약속을 한 후에 음악을 계속할 수 있었어요."


학교 정기 공연에서만 노래를 부르던 그가 처음으로 가이드 보컬, 코러스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서기준 작곡가에 의해서다. 7년 전 인연을 맺은 서 작곡가와 김소진은 지금까지도 작곡가와 가이드 보컬, 코러스로 함께 작업하고 있다.


"7년 전에 친하게 지내던 학생회 언니가 서기준 작곡가를 소개시켜줘서 처음으로 돈을 받고 노래를 불렀어요. 가이드 보컬이란 것도 처음 해봤고요. 그래서 긴장한 상태로 갔는데 생각보다 결과물에 만족하셨죠. 그래서 에이프릴 1집 '스릴러' 때도 코러스로 불러주셨어요. 처음 코러스로 참여했던 곡이라 제게는 의미가 남달라요."


명지전문대학 실용음악과에 진학한 후, 노래를 부르는 일들이 잦아진 환경에 김소진은 마냥 신이 났다. 그러다 로엔 엔터테인먼트 관계자 눈에 띄어 걸그룹 연습생이 되기도 했다.


"대학 생활을 하며 정기 공연이 많이 참여 했어요. 총 18팀이 공연을 하면 전 제 솔로 무대 포함 17팀에서 노래를 했어요. 그 때 로엔 엔터테인먼트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와서 연습생 생활을 1년 정도 했어요. 당시 여자 2AM을 기획하고 있었는데 제 목소리가 그 팀의 색깔과 잘 어울린다고 하시더라고요. 1년 정도는 학교와 연습실을 오가면서 준비를 했어요. 그런데 데뷔가 계속 밀려서 회사를 나오게 되면서 무산됐죠."


가요 관계자들은 김소진의 실력을 알아보고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2013년 혼성그룹 브라운 시티로 데뷔해 활동하기도 했다.


"브라운 시티로 데뷔했을 땐 직장 생활을 병행했어요. 스케줄이 없을 땐 출근하고, 연습은 회사 퇴근 후 했어요. 스케줄이 있을 땐 회사에 양해를 구했죠.“


김소진은 가이드 보컬과 코러스의 차이점, 그리고 실제 음원에 노래가 삽입되는 코러스로 참여할 때의 중요점을 언급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코러스의 고충과 수고를 알 수 있었다. 그는 노래만 잘한다고 모두가 코러스에 참여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가이드 보컬은 가수가 노래를 부르기 전 불러놓은 길잡이 같은 음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코러스는 가수가 부른 멜로디에 화음을 쌓는 거고요. 코러스는 노래만 잘한다고 되는게 아니라, 가수의 호흡, 창법, 발음까지 캐치해야 해요. 나름 성대모사를 해야죠. 그래야 위화감이 없거든요. 트와이스 노래 할 때는 일본인 멤버들의 발음까지 똑같이 따라했어요. 거의 가이드 보컬이 코러스까지 하는 경우가 많은데, 트와이스 노래는 제가 가이드를 하지 않아 '감사한데 왜 저를 불러주셨냐'고 작곡가님께 여쭤보니 '넌 성대모사를 잘하잖아'라고 하더라고요. 웃을 수도 있는데 이게 굉장히 중요해요. 노래 좀 한다는 친구들은 아이돌 노래를 얕보는 경향도 있는데, 막상 시키면 낯간지러워하면서 잘 못해요. 아무리 노래 잘해도 노래의 맛을 살리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해요."


김소진은 다시 한 번 자신의 이름을 건 노래를 발표하기 위해 웅크려 있는 중이다. 노래만큼은 완벽주의자라는 그는 자신에게 딱 맞는 곡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주변에서 앨범 언제 나오냐고 더 기다리고 있어요. 저도 물론 빨리 내고 싶은데 정말 제가 잘 살릴 수 있는 노래를 들고 나오고 싶어요. 제가 잘할 수 있는 건 트로피컬 사운드인데 그런 노래를 쓰시는 분이 많이 없더라고요. 평소엔 게으르고 우유부단하지만 일에 있어서는 하나라도 틀어지는 걸 못봐요. 이 산업은 디테일에 죽고 살기 때문에 항상 고민이 많아요."


코러스로서 그의 목표는 인기 걸그룹들의 타이틀곡에 참여하는 것이다. 수록곡으로는 참여했지만 타이틀곡은 원더걸스 출신 유빈의 '숙녀'가 처음이다.


"제가 참여한 노래가 음원차트 1위가 되면 기분 좋을 것 같아요. 물론 나중에 제가 발표한 노래가 1위가 되면 더 좋겠지만요."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임한다. 김소진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코러스가 하는 일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폄하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질 때면 속상한 마음을 지울 길이 없다. 그는 마지막으로 곡에 따라 코러스의 역할이 많아지기도 하는 만큼 권리도 더 인정받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가이드와 코러스 한다고 하면 일부는 '메인으로 나오기 힘드니까 그러는거 아냐?'라고 말하는 분이 있더라고요. 절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 뿐만 아니고 재야에 고수들이 정말 많아요. 다 각자 다양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가수로 활동을 안하기도 하고, 때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어요. 뒤에서 그냥 가수 받쳐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어서 안타깝더라고요. 또 부실연자의 입지가 높아졌으면 좋겠어요. 세션 분들도 마찬가지고 정말 고생 많이 하거든요."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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