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원 뒷자리서 팔짱 끼고 설교 듣던 그날.. 내 자아는 깨졌다

2021. 5. 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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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야성을 회복하라 <1>
황성은 대전 오메가교회 목사가 2019년 8월 대전 배재대에서 개최된 ‘킹덤콘퍼런스’에서 기도회를 인도하고 있다.


1994년 대전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남대에 입학했다. 목회자 자녀로 태어났지만 부르심을 알지 못해 방황했다. 청년 시절은 무기력했고 방황하는 삶의 연속이었다. 인생의 목적이 없다 보니 학업보다 친구들과 어울려 음주를 즐기거나 운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청년의 때 그저 시간이 지나는 대로 하루하루 살았다. 공허함을 채우지 못해 늘 외로웠다. 주변에 친구들이 많았지만 마음은 외로웠다. 이기적이고 교만했으며 게으른 청년이었다. 자기애와 자기연민으로 가득한 인생을 살았다. 이렇게 하나님을 만나지 못한 인생은 언제나 허무하고 외롭다.

1998년 1월 해병대를 만기 전역한 후, 대학 3학년 때 일이다. 부모님 교회에서 신천지 때문에 크고 작은 분열이 있었다. 하루는 어머니께서 “경기도 남양주의 수동기도원에 가서 은혜받고 싶으니 그곳까지 자가용으로 태워달라”고 부탁하셨다.

당시 목회의 어려움과 우울증으로 힘들어하시던 터라 기도원에 내려 드리고 다시 돌아오려 했다. 그런데 어머니는 “여기까지 같이 왔으니 1시간만 말씀을 듣고 가라” 하셨다. 그 당시는 몰랐지만 하나님은 나를 위한 카이로스의 시간을 예비하고 계셨다.

그날 기도원 예배당의 맨 뒷자리에서 벽에 기대 팔짱을 끼고 설교자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날 저녁에 말씀을 전해주셨던 분이 서울 성복교회 이태희 목사님이었다.

초반엔 강한 거부감이 들었다. 그 당시의 내가 좋아하지 않았던 목회자 유형이었다. 굉장히 권위적이었고 대부분의 설교가 반말이었다. 말씀을 전하는 내내 강단을 내리치면서 설교했다. 이런 모습이 내게는 거칠고 자기중심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헌금 설교를 많이 했다.

그런데 이 목사님은 하나님에 관한 절대 믿음과 절대 확신으로 설교를 하셨다. 놀라운 것은 목사님의 말씀이 내 심령을 때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의 믿음 없음과 인본주의적 믿음이 하나하나 부서지기 시작했다. 자아가 깨지며 내가 얼마나 큰 죄인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그날 밤, 완전히 무장해제되었다. 집회가 끝난 후 새벽 3~4시까지 지난날을 회개하며 목이 터질 듯이 울면서 기도했다.

그렇게 하나님을 제대로 만났다.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깨달았고 하나님의 살아계심이 마음으로 깊이 느껴지면서 나의 믿음에 확신이 생겼다. 그리고 어차피 한번 살아가는 인생, 나도 이태희 목사님처럼 쓰임 받는 목회자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부흥사가 되어서 죽어가는 영혼을 살리는 일에 쓰임 받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실제로 외할머니는 나를 위해서 “우리 손자가 오대양·육대주를 다니면서 복음을 전하는 주의 종이 되게 해달라”고 매번 기도해 주셨다. 내가 방황하고 있을 때도 할머니는 나를 위해서 기도하셨다.

그날부터 나는 하나님을 완전히 향하게 되었고 되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성령 받으면 죄를 완전히 끊고 하나님을 향해 모든 것을 돌이키게 된다고 하는데, 나는 아니었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 회심한 뒤에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내면의 갈등이 끊임없이 있었고 삶 속에서는 방황했다.

그러나 한가지는 분명히 달랐다. 이전에는 방황을 위한 방황이었다면, 성령 받은 후에는 하나님에 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황이었다. 그렇게 한일장신대 신학대학원과 장로회신학대 일반대학원을 졸업한 후 목회자가 되었다.

어느 날, 나의 약함과 청년 시절에 잃어버린 시간을 후회하며 하나님께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어쩔 줄 몰랐을 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다. 그 말씀을 붙들고 펑펑 울었다. “내가 전에 너희에게 보낸 큰 군대 곧 메뚜기와 느치와 황충과 팥중이가 먹은 햇수대로 너희에게 갚아 주리니.”(욜 2:25)

내가 세상에 빼앗긴 시간을 하나님께서 갚아주신다는 것, 청년의 때 하나님께 드리지 못했던 모든 것을 갚아 주신다는 약속이었다. 이 말씀을 붙잡고 오열하며 하나님께 즉시 내 마음을 올려드렸다.

“하나님, 저는 부족하고 아무 능력도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면 그 말씀에 관한 순종만큼은 실패하지 않겠습니다. 최고의 열정과 최고의 충성, 최고의 헌신으로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하나님을 강력하게 만나고 청년들을 살리고 싶어서 여기저기 뛰어다닐 때, 책을 보다가 가슴을 뛰게 만드는 문장을 발견하게 됐다. ‘영혼 구원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흐르면서 번쩍이는 생각이 들었다. ‘영혼 구원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교회 개척이라면, 청년들을 살리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청년을 위한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다.’

그때 느꼈다. 이 문장은 분명히 하나님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그리고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전 세계 1000개 대학교 앞에 청년을 위한 1000개의 교회를 개척하겠습니다.” 그저 믿음뿐인 기도였는데, 이것이 오메가교회의 부르심이자 비전이 되었다.

황성은 대전 오메가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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