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참치' '가지 장어'.."20년 후면 '야채 고기' 대세 될 것"

최선욱 2021. 5. 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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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육 업체 임파서블푸드가 만든 버거 패티. 사진 CES 홈페이지


‘고기 아닌 고기’로 불리는 채소로 만든 ‘대체육’이 앞으로 육류 시장의 대세가 될까? '판매량 증가 추이나 채식주의자가 먹는 고기라는 고정 관념이 깨지면서 20년쯤 뒤에는 고기시장의 주류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7일 한국무역협회가 공개한 ‘대체 단백질 식품 트렌드와 시사점’의 결론이다. 무역협회는 여기에 고기 소비를 줄이면 그만큼 소ㆍ돼지를 안 키워도 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대체육의 성장 가능성으로 꼽았다.

무협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대체육 소비 시장은 2018년 8억1100만 달러에서 2020년 14억 달러로 연 평균 31% 성장했다. 이 추세라면 2030년엔 대체육이 고기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2040년엔 60%로 올라설 것으로 무역협회는 예측했다.

대체육은 주로 식물 성분에서 특정 고기와 유사한 단백질 성분을 뽑아 만든다. 콩으로 만든 햄버거 패티, 버섯 성분으로 만든 닭고기, 녹두가 원료인 달걀, 토마토 참치, 가지 장어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에선 이미 6개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중 빌 게이츠가 투자한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s)는 2019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소비자 가전 박람회)에 참가해 주목을 받았다. 또 다른 회사인 비욘드미트(Beyond Meat)는 2019년 나스닥에 상장했다.


한국서도 속속 출시
국내에서도 주요 식품 회사들이 대체육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올해 초 콩ㆍ버섯ㆍ호박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든 고기가 패티로 들어간 파니니를 내놨다. 버거킹은 ‘불맛이 살아있는 콩고기 패티’라는 점을 내세운 버거를, 롯데리아와 노브랜드버거는 콩ㆍ밀고기 패티와 닭고기 없는 너겟을 각각 출시했다.

국내 채식주의 단체의 집회. 연합뉴스


야채로 만든 고기에 대한 전통적인 수요는 콜레스테롤 걱정이 덜한 건강식 선호 현상에서 나왔다는 게 무역협회의 분석이다. 하지만 현재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운동 차원에서의 수요도 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비영리단체 굿푸드인스티튜스(Good Food Institute)는 미국 내 온실가스 발생량의 26%가 음식 생산과 가공에서 나온다는 분석 자료를 냈는데, 이 단체는 그 중 58%가 동물성 음식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라고 주장했다. 고기가 없어지는 것만으로 13~14%의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또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도축에 대한 거부감도 대체육 수요 증가를 뒷받침한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뒤 가축전염병에 대한 거부감도 작용하는 것으로 무역협회는 분석했다. 2020년 미국 내 대체육 창업에 몰린 투자(30억6000만 달러)가 한 해 전(15억3000만 달러)에 비해 두배 이상 늘었다는 게 근거다.


첨가물 안전성은 논란
다만 대체육에 대한 안전성 논란은 넘어야 할 산이다. 실제 고기와 같은 맛을 내기 위해 사용되는 각종 첨가물에 대한 유해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미국 일부 주가 대체육에 ‘고기’라는 표현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것도 이 같은 논란과 관련이 있다. 국내에서도 100% 식물 원료를 쓴 대체육에 대해선 ‘고기’라는 직접적인 명칭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수요 증가에 대응할 대체육 경쟁력은 필수 요소로 꼽힌다. 김보경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생산비용이 절감되고 중국 등 시장에서 수요가 커지는 점이 시장 확대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간 협력으로 대체육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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