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김어준 믿다 집 한채없이 쫓겨다닌다" 40대 주부 절규

오원석 입력 2021. 5. 7. 06:09 수정 2021. 5. 7.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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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해부터 시행한 임대차3법 이후 전세는 줄고 월세·반전세가 늘어나면서 오히려 주거비용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한 40대 주부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쓴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 비판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40대 전세살이들은 이 나라의 국민도 아닌 애만 낳고 사교육비로 집 한 채 없이 쫓겨 다닙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지난 6일 등록됐다. 글쓴이는 자신의 남편이 문 대통령과 방송인 김어준씨를 좋아해 정부를 믿고 무주택으로 청약을 노리다 몇 년째 전세살이 중이라고 청원 글을 쓰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청원은 등록 하루 만에 2000여명이 동의했다.

글쓴이는 최근 집주인 측에 계약갱신청구권을 쓰겠다고 알렸지만, 집주인은 전세보증금 2억원 증액, 혹은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고 한다. 집주인이 직접 들어와 살겠다면서다. 글쓴이는 "집주인 본인이 실거주한다고 거짓말 하고 새로 세입자를 들이면 전세금을 1억원 더 올려 3억원을 벌 수 있다고 한다"라며 "계약갱신청구권 거절에 따른 손해배상 비용 1500만원은 돈도 아니라 새로운 세입자를 들이는 게 이익이라고 하더라"라고 호소했다.

한 40대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회제를 모으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이어서 글쓴이는 "정부는 소시민 맞벌이 부부가 손해배상 청구를 과연 2년 뒤에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되물으며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글쓴이는 정부에 "불바다 같은 주택시장에 편승하지 못한 사람들이 이 나라에 세금 노동자 노예로 전락하게 하는 것만은 하지 마시라"라며 "20년 골수 민주당 남편에게 제가 당신이 좋아하는 당이 우리 집과 아이들에게 좌절감을 느끼게 한다고 비난하는 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해달라"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지난 4월까지 9개월 동안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12만1180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반전세·월세는 4만1344건으로, 전체 임대차 거래 중 34%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새 임대차법 시행 직전 9개월(2019년 11월~2020년 7월)간 반전세·월세 비율은 28.4%였다. 법 시행 이후 반전세·월세 거래가 5.7%p 늘어난 셈이다. 반면 월세를 내지 않는 전세의 비율은 법 시행 전 71.6%에서 시행 후 65.9%로 줄어들면서 서민들의 전체 주거비용은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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