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 찾아라"..회장 사퇴에도 불매 운동 '활활'
가맹점주 "소비자 신뢰 얻을 쇄신안 필요"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처음부터 믿지 않았어요. 예전부터 생각하던 수준이 딱 그정도 였어요.”
6일 오후 2시께 서울 용산의 한 마트 지하 유제품 판매대에서 만난 주부 A씨의 말이다. 최근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사태에 대한 의견이다. 이전부터 남양유업을 불매해왔다는 A씨는 “앞으로도 사지 않겠다”며 “기업의 비양심적인 행동이 소비자 마음에 불매의 불을 지폈다”고 비판했다.
최근 남양유업을 향한 소비자들의 눈초리가 따갑다. 소비자들의 지적은 ‘소비자 기만’으로 모아진다.
논란이 거세지자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지난 4일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고, 경영권도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며 눈물을 보이며 회견장을 떠났다.
회장의 눈물도 소비자 분노를 사그라뜨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한 마트 유제품 판매대에서 만난 판매 사원은 “최근 남양유업 우유 제품은 안 산다고 말하는 고객들이 늘었다”며 “예전보다 이런 말을 하는 고객들이 늘어난 것을 보면 최근 불가리스 사태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소비자 실망도 컸다. 이날 마트에서 우유를 고르던 대학원생 서모(30)씨는 “우유맛에 까다로운 터라 오랫동안 남양유업 우유를 자주 사서 마셨다. 애용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인만큼 남양유업에 대한 애착도 컸는데 최근 불가리스 사태가 불거져 크게 실망했다”며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빴다.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불매운동을 위해 남양 제품 찾아내기에도 불이 붙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생겨난 ‘남양유없’ 사이트가 그 일례다. 남양유없은 바코드를 찍으면 남양유업 제품인지 판별해주는 곳이다. 또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역시나 남양은 믿을 게 못 된다. 불매합시다” “남양유업 불매하고 있었는데 더 열심히 해야겠다” 등의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불매 운동에 가맹점 매출이 줄면서 점주 피해도 커지고 있다. 한 남양유업가맹점 관계자는 “가맹점 갑질 사태가 터진 이후에도 남양유업은 논란을 만들어왔다”며 “이후 20~25% 정도의 가맹점이 자진 폐업 등으로 문을 닫았다. 매출도 대게 20% 줄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맹점주는 “홍원식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사내이사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친인척을 보면 이번에도 지배구조는 여전하다”며 “소비자들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쇄신안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불가리스 사태에 대해 남양유업은 공식사과를 했고, 회장은 사퇴했다. 지난달 16일 남양유업 측은 “인체 임상 실험을 거치지 않아 효과를 단정 지을 수 없음에도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남양유업은 금번 세포실험 단계 성과를 토대로 동물 및 임상 실험 등을 통해 발효유에 대한 효능과 가치를 확인해 나가며, 앞으로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 연구 및 개발에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발표한 바 있다.
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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