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기대감, 서울 아파트값 다시 뛴다
강남3구·영등포·양천 꾸준히 상승
홍남기 "강남4구 불안 조짐" 경계
인천은 0.55%, 경기 0.3% 들썩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 폭이 커지면서 정부와 서울시가 바짝 경계하고 있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6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의 가격 상승 폭은 여전히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보다 높아진 수준”이라며 “특히 재건축 이슈가 있는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주요 단지의 불안 조짐은 지속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장 규제를 풀기보다는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돼야 재건축 규제 완화도 가능하다는 시각이 담겨 있다. 오 시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압구정동·여의도·목동·성수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집을 살 수 있다. 집을 사서 당장 입주할 실수요자가 아니면 구청장이 거래를 허가하지 않는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를 사실상 차단하는 조치다. 해당 지역에는 토지거래허가제 적용을 피하기 위한 막판 매수세가 몰리기도 했다.
재건축 투자 수요의 상당 부분은 서울 노원구로 옮겨갔다. 부동산 정보업체 다윈중개에 따르면 노원구에는 준공 25년 이상 아파트 단지 85곳에 8만6147가구가 있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4만1329가구는 상계동에 있는 아파트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압구정동·여의도·목동·성수동에서) 재건축 단지의 거래가 어려워지자 노원구 재건축 단지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늘었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도 아파트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초·송파구 아파트값은 일주일 전보다 각각 0.15%, 강남구 아파트값은 0.14% 상승했다. 서울 영등포구(0.15%)와 양천구(0.12%)에서도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올해 들어 지난 3일까지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을 보면 송파구(2.21%)가 가장 높았고 노원(1.97%)·강남(1.84%)·서초구(1.81%)가 뒤를 이었다.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주 0.26%에서 이번 주 0.27%로 확대했다. 인천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주 0.51%에서 이번 주 0.55%로 커졌다. 반면 경기도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주 0.31%에서 이번 주 0.3%로 약간 낮아졌다. 지방 5대 광역시(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이번 주 0.23%였다.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2·4 주택공급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예상 분양 물량은 전국에서 약 50만 가구에 이른다. 민간주택은 36만2000~39만1000가구, 공공주택은 9 만2000가구, 사전청약은 3만 가구다. 홍 총리대행은 “올해 민간·공공·사전청약을 합한 총 분양 규모는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외지인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지난 1분기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의 거주지별 아파트 매입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다. 지난 1분기 타지역 거주자가 아파트를 매입한 비중은 전체 거래의 27.3%였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해 4분기(24.9%)와 비교하면 2.3%포인트 상승했다.
시도별로 보면 세종시에서 외지인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49.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충남(41.1%)·인천(36.7%)·강원(34.4%)·충북(33.4%)·경기(28.6%)·전북(25.9%)의 순이었다. 해당 지역으로 이주하기 위한 실거주 수요뿐 아니라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갭투자도 포함돼 있다. 전북 완주군에선 외지인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62.8%를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6.6%)에 비해 급증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아파트 가격 과열은 실수요자가 아닌 외지인의 투기적 수요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김원 기자, 세종=임성빈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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