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그 친구 아버지가 OO래" 경찰 불신 속 번지는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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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22)씨의 사망 원인을 두고 온갖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다.
실종 당일 경찰이 이미 손씨 실종 사실을 인지하고 대대적으로 수색작업을 펼쳤던 게 아니냐는 의혹의 근거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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警 권력 범죄 소극적 태도 의심 키워
순찰차 목격담 오해가 음모론 번져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22)씨의 사망 원인을 두고 온갖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파편적인 정보들이 온라인상에서 의혹의 근거로 쓰이고, 관련 정보가 잘못됐다고 밝혀지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손씨 시신을 민간잠수사가 발견하는 등 경찰이 이번 사건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해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5일 손씨 사망 당시 동행했던 친구 A씨의 휴대전화 등 유류품을 찾기 위해 한강 일대를 수색했다. 경찰은 또 A씨가 집으로 간 경로, 택시 결제 내역, 택시 기사 진술 등을 통해 A씨의 당일 새벽 동선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손씨의 가족에게 제출받은 손씨 휴대전화의 포렌식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에선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 온라인을 중심으로 여러 의혹이 쏟아져 관련 의혹을 해소하기 바빴다. ‘한강 순찰차 목격담’이 대표적이다. 한 네티즌은 손씨가 실종됐던 지난 25일 한강공원에서 경찰이 출동한 것으로 보이는 장면을 목격하고 “경찰차 6대가 오더니 플래시 켜고 계속 돈다”는 메시지를 지인에게 보냈다고 주장했다. 실종 당일 경찰이 이미 손씨 실종 사실을 인지하고 대대적으로 수색작업을 펼쳤던 게 아니냐는 의혹의 근거로 쓰였다.
하지만 순찰차 목격담은 단순 오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당시 출동 내역을 확인한 뒤 “한강변 식당 건물 주차장에서 차량 접촉사고가 발생해 출동했다. 차량도 6대가 아닌 2대였다”고 설명했다.
경찰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 목격담은 A씨와 관련된 다른 루머들과 결합하면서 ‘음모론’으로 번졌다. A씨 아버지가 누구인가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확산됐다. 루머에 따라 A씨 아버지 직업은 대학병원 교수였다가 강남경찰서장, 대형 로펌 변호사로 달라졌다. 직업을 둘러싼 정보 확산의 바탕에는 ‘권력이 진실을 묻고 있다’는 시선이 깔려 있다. 경찰이 손씨 사망 사건에 A씨가 연관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유력 가문이라 이를 덮으려 한다는 것이다.
A씨를 둘러싼 온라인상의 의혹들은 대부분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다. 가족으로 언급된 전직 강남서장은 아무런 관계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고, 아버지가 근무한다고 지목된 병원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은 “A씨의 아버지는 대형 로펌의 변호사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갖은 의혹이 쏟아지는 배경 중 하나로 ‘경찰에 대한 불신’이 꼽힌다. 그간 경찰이 권력자가 얽힌 사건에 소극적으로 대처해온 사례들이 있어 이번에도 진실이 은폐되고 있다는 의심을 갖게 됐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손씨의 시신을 경찰이 아닌 민간구조사가 발견하고, A씨 휴대전화 확보에 시간이 지체되는 등 경찰 스스로 불신을 자초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권력 관련 범죄에 경찰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습을 국민이 봐 왔다”며 “이런 불신이 큰 가운데 손씨 사망 사건이 발생했고, 경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손씨 아버지의 호소가 큰 주목을 받으면서 루머가 진실처럼 힘을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찰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놔야만 무분별한 의혹 확산을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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